두통약에 많이 들어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일반적으로 안전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메스꺼움, 구토 등의 위장관 증상이나 드물게 두통이나 발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아세트아미노펜의 하루 최대 섭취 용량은 성인 기준 4g이다.
그런데 마리는 2시간 정도의 간격으로 2알씩 다섯 번, 총 10알을 먹었다. 2알을 먹고도 계속 머리가 아파 더 먹었다. 배가 아프다는 딸이 혹시 충수염이 아닐까 싶어 병원에 데려 왔던 마리 엄마는 난데없는 약물 중독이라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마리의 혈액을 검사해 본 결과 공주인이 예상한 대로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상태였다. 해독제를 이용한 치료가 시급했다. 마리 엄마는 불안에 휩싸였다.
"해독제는 어떤 걸 쓰는데요?"
"아세트아미노펜의 독성을 줄여 주는 아세틸시스테인이라는 해독제가 있어요. 정맥으로 1일에서 수일 동안 반복적으로 투여하는데, 빨리 투여할수록 효과가 좋아요. 해독제가 간 손상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미 발생한 손상을 회복시켜 주지는 못하거든요."
해독제를 투여하는 데 주의해야 할 점도 많고, 그 사이 심각한 중독 증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마리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기로 했다.
해독제는처음 8시간 동안은 많은 용량을 투여하고, 그 다음 16시간 동안은 절반 정도의 양을 투여하는 등 여러 단계에 걸쳐 계속 투여해야 한다. 그리고 매일 혈액 검사를 통해 간 기능 변화를 살펴야 한다. 혈액 응고 장애, 신장 이상, 뇌증, 급성 간 부전이 발생하는지도 꼼꼼하게 관찰해야 한다.
장하다는 중환자실 앞에서 초조하게 면회 시간을 기다리는 마리 엄마를 만났다. 두통 약 좀 먹었다고 약물 중독이라니. 다행히 간 이식까지는 안 해도 된다는 소식에 병실로 돌아간 마리는 병원에서 이틀 동안 더 휴식과 치료를 한 뒤 퇴원하기로 했다.
혜진이도 상태가 많이 좋아져 퇴원을 할 수 있게 됐다. 거기다 나선우 아버지가 운영하는 재단에서 치료비 지원도 받았다. 당분간 친한 언니네 집에서 머물기로 한 혜진이네를 보내며 의사 어벤저스들은 한숨을 돌린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응급실이지만, 오늘도 그 안에서 사랑과 우정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자랑스러운 영웅들에게 달콤한 휴식 시간이 주어지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