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배 - 바다 위를 달리는 기계의 구조와 원리 미래 공학자를 위한 비주얼 엔지니어링 1
톰 크레스터디나 지음, 장석봉 옮김 / 윌북주니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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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이들과 모터 보트를 운전해 볼 기회가 있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 우리 집 두 아들도 자동차 운전하는 것을 놀이공원의 범퍼카나 카트 라이더 게임처럼 흥미롭게 보고는 한다. 하지만 그 아이들 덕분에 벌써 두 번째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가 본 경험이 있기에 운전석에는 절대 못 앉게 한다.

그런데 수상 레저 스포츠 체험 행사에서 모터 보트에 탑승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까지 핸들을 잡고 배를 운전해 보게 해 주었다. 처음 그 소식을 듣고 나는 깜짝 놀라 "아이들도요?"하고 물었고, 소년들은 "오예!"를 외쳤다.

1920년대 접어들며 북태평양에서 잡히는 가자미의 수가 크게 줄어들자, 미국과 캐나다의 어부들은 가자미를 지키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여기에서 탄생한 '국제태평양가자미위원회(IPHC)'는 가자미잡이 어선이 잡을 수 있는 수를 제한했다. 정해진 수만큼 가자미를 모두 잡은 어선은 대구, 범노래미, 볼락과 같은 다른 물고기를 잡아야 한다.

일하는 배, 25쪽

세계의 바다 위에는 다양한 종류의 배가 떠다닌다. 연어, 킹크랩, 가자미 등을 잡는 어선, 불을 끄거나 배를 다루기도 하는 소방선, 특수 훈련을 받은 대원들이 위급 상황 발생시 구조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해안 경비선, 승객들을 실어나르는 페리선, 각종 화물, 자동차, 음식 재료가 가득 실린 컨테이너 바지선을 옮기는 예인선 등 용도와 행선지에 알맞게 이용된다.

그중 우리의 식생활과 직접 관련이 있는 어선들이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연어잡이 어선은 봄이 되어 날씨가 따뜻해지면 어부들을 태우고 알래스카로 떠날 준비를 한다. 배를 깨끗이 청소하고 기기를 살핀 뒤, 필요한 곳에는 페인트칠을 한다. 그리고 여름이 되어 바다로 나갈 때 필요한 식량과 물건을 싣는다.

이제 연어잡이 어선에 탄 어부들은 한동안 파도가 넘실거리는 태평양 위를 일터이자 집 삼아 생활한다. 낚싯줄로 잡은 연어가 갑판 위에 가득 쌓이면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뒤 바로 급냉한다. 저장고는 속눈썹에 성에가 낄 정도로 추운 영하 40도로 맞추어 둔다. 연어가 단단하게 얼면, 물을 묻혀 겉에 얇은 얼음 막을 만드는데, 어느 정도 물기가 있어야 연어가 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배의 저장고가 연어로 가득하면 어부들은 항구로 돌아가 책을 읽거나 편지를 쓰며 쉰다. 깨끗이 손질해 꽁꽁 얼린 연어들은 배가 육지로 돌아오면 고급 레스토랑이나 슈퍼마켓으로 보내진다.

어선들의 목적은 어류를 잡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잡아들이지는 않는다. 다른 어선들과 나눠 잡기 위해 한 곳에서 적당량만 잡고, 알을 낳는 암컷은 돌려 보낸다. 아직 덜 자란 새끼들도 놓아준다. 우리나라에서도 꽃게나 주꾸미 등의 어업에 금어기가 있다. 주로 어류들이 알을 낳는 시기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무전기에서 이 외침이 들려오면, 주변의 배들은 모두 구조할 준비를 한다. 하지만 다른 배들도 도움을 줄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상황이라면, 해안 경비선이 움직여야 한다.

일하는 배, 34쪽

<일하는 배>를 펼쳐 본 사람이면 누구나 제일 먼저 감탄사를 연발할 것이다. 그리고 책에 한껏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평소 우리는 볼 기회조차 없는 배의 내부 구조가 아주 세밀하고 친절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수 선박들은 아무리 들여다 봐도 신기하고 놀랍다. 소방선의 경우 바닥에 흡입구가 있는데, 힘이 강한 펌프가 이 흡입구로 바닷물을 끌어 올려 불을 끄는 데 사용한다. 해안 경비선에는 계급이 다른 대원 24명이 타고 있으며, 각자 다른 임무를 맡고 있다. 그들은 철저한 훈련을 받아 강한 용기와 뛰어난 기술을 갖췄으며 언제든 구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앞뒤가 같은 페리선의 경우 한 쪽 방향에만 프로펠러가 있는 보통 배들과 달리 양쪽 모두 프로펠러가 달려 있어 앞뒤 구분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인류가 태어난 이래 바다는 생명의 터전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바다에 대해 잘 모른다. 그래서 바다를 연구하기 위해 항해하는 배도 있다. 작년에 읽은 남성현의 <바다 위 과학자>가 바로 그런 배에서 생활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였다. 대양에서 만난 풍랑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과학자들과 바다 수영을 즐기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문득 처음으로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갈 생각을 했던 누군가를 떠올려 본다. 단순히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함이었는지, 아니면 '모아나'처럼 운명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분들 덕분에 우리는 바다에서 나는 것을 먹고, 바다 안에서 놀고, 바다 근처에 살고 있다.

<일하는 배>를 읽고 나니 새삼 바다가 새롭고 놀랍게 느껴진다. 다음 세대들도 그 경이로움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바다를 아끼고 사랑해야겠다. 바다야,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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