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의 <엄마 수업>을 읽다 보면 무릎을 탁 칠만큼 명쾌한 구절이 많다. 어쩔 때는 이 스님이 어디다 갱년기 아내와 사춘기 아들을 숨겨 놓은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결혼을 해 본 것도 아니고, 아이를 키워본 것도 아닌데 어떻게 엄마들 마음을 그리 잘 알 수 있을까.
<부처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을 통해 만난 자현 스님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자현 스님은 공식적으로 아는 것이 많다.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와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와 고려대학교 철학과, 동국대학교 미술사학과, 역사교육학과, 국어교육학과 미술학과, 부디스트비즈니스학과 및 중앙승가대학교 불교학과에서 총 8개의 학위를 취득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동국대학교 강의 교수와 능인대학교대학원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중앙승가대학교 불교학부 교수와 승가학부 학부장 및 동국대학교 객원교수 겸 교책 연구 기관에서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더불어 월정사 교무국장 및 수행 원장, 사단법인 인문학과명상연구소 이사장, 사단법인 한국불교학회 이사장 겸 회장,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진정 이 직함들이 한 사람의 몫이란 말인가.
세상이 인정하는 대한민국 대표 학승이지만 정작 스님 본인은 '일이 잘 안 풀려서' 그토록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고 말한다. 본래 율곡 이이 선생처럼 세상을 바꾸는 실천적인 일을 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다산 정약용 선생과 닮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유배 아닌 유배를 간 처지가 되어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남아도는 시간에 공부를 하다 보니 박사 학위를 8개나 갖게 되었다지만 스님에게 공부는 거창한 구도의 길이 아니었다. 특별히 할 일이 없을 때 TV를 보며 십자수를 놓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그냥 하다 보니 충분히 할 수 있는 정도의 일이었고, 나름의 재미도 있었다니. 나와는 정말 다른 사람이구나 싶어 멀어지려는데 스님이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시작되자 의자를 당겨 앉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