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베이킹
김다인(머니바게트)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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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얘기엔 '껄껄껄' 로 시작해야 제 맛이지.

때는 바야흐로 막 스무 살을 넘겼을 때였다. 도서관 곳곳을 기웃대다 경제 관련 도서에까지 이르렀다.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던 제목들을 눈으로 훑어가다 슥 꺼내 본 <4개의 통장>.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 씨앗 하나만 가지고 그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용도에 따라 통장을 쪼개라고 하지만 통장에 넣을 돈이 없었다.

그래도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은행보다 이자를 조금 더 받기 위해 증권사 CMA로 옮겼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이라 입출금을 위해 동네 증권사를 들락거리던 어느 날, 한 직원이 내게 '펀드' 이야기를 꺼냈다. 투자에 서툴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펀드 매니저가 대신 투자를 해 준다는 거였다. 그 분이 건네준 유인물을 꼼꼼히 읽던 나는 미련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문구 때문이었다.

워런 버핏의 투자 제 1 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다.' 이다.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잊지 않는다.' 이다. 나는 아예 투자를 시작하지 않음으로써 돈을 잃지 않겠노라 다짐했고, 그 뒤로 20여 년을 주식 쪽으로는 머리도 두지 않았다.

그때 S&P500을 사 둘 껄껄껄.

그 길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화려하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고, 심지어 좀 지루하다. 하지만 확실하다. 20년 후 걱정 없는 노후를 만들 수 있는, 수학적으로 증명된 경로다. 단, 조건이 하나 있다.

일확천금의 꿈을 버려야 한다.

머니 베이킹, 11쪽

처음 주식을 시작하고 대부분이 그렇듯 급등주와 테마주를 쫓아다녔다. 당일 가격 제한(상한가)까지 도달했다는 의미인 '상쳤다'를 몇 번 경험하고 나니, '후훗. 금방 부자되겠는 걸.'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하지만 깊은 마이너스의 계곡을 경험하고, 워런 버핏의 연 평균 수익률은 10%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S&P500' 이라는 것도.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은 오래전부터 개인 투자자들에게 개별 종목을 찾으려 애쓰지 말고 S&P500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고 권고해 왔다. 이에 콧방귀를 뀌는 사람들에게 '돈'으로 확인시켜 주었다. 2007년 그는 헤지펀드 전문가들을 상대로 "10년 동안 S&P500 수익률을 이길 수 없을 것" 이라며 100만 달러를 걸었다. 월가의 천재들이 운용하는 헤지펀드, 수십 명의 애널리스트, 최첨단 알고리즘, 수조 원의 자금. 이들이 10년 동안 전력을 다해 운용한 결과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S&P500 인덱스 펀드 7.1%

헤지펀드 평균 2.2%

S&P500의 압승이었다. 놀랍게도 월가의 천재들은 시장 평균 이익률도 넘기지 못했다. 이유는 명료했다. 수수료 때문이었다. 헤저펀드는 운용보수 2%에 성과보수 20%를 가져간다. 아무리 잘 운용해도 이 비용을 빼면 시장 평균에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다.

자산의 10%는 단기 국채에, 90%는 저비용 S&P500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

세계 최고의 투자가가 자신의 아내에게 남긴 유언이다. 더 이상 말해 뭐 해.

역사적으로 S&P500에 20년 이상 투자했을 때 손실을 본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한다. 54년 간 416개의 20년 투자 구간을 분석한 결과 최악의 시점에 투자해도 72.47%의 수익을 얻었다. 운 좋게 최고의 시점에 투자했다면? 1,337.7%의 수익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버핏이 강조하는 투자의 본질은 리스트를 지불하는 도박이 아니라, 우량한 지수에 '시간' 을 지불하여 복리의 마법을 누리는 것이다.

단타의 또 다른 치명적 문제가 있다. 시장을 자주 드나들다 보면, 주식 시장 전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최고의 며칠'을 놓칠 확률이 높아진다.

머니 베이킹, 27쪽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주식' 하면 일명 '단타' 를 떠올린다. 이는 주식 가격이 일시적으로 떨어졌을 때 샀다가 조금 반등하면 바로 파는 것을 말한다. 손가락이 빠른 사람이라면 하루에 소고기 값 이상을 벌 수도 있기 때문에 꽤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저자는 단언한다. 단타를 하면 결국 돈을 잃게 된다고.

주식 시장 수익은 극소수의 날의 집중돼 있다. 그리고 그 '최고의 날'은 대부분 예측 불가능한 시점에 찾아온다. 주로 하락장 끝부분이나 약세장에서 갑자기 나타난다. 역사적으로 주식 시장의 최대 상승일 10개 중 8개는 하락장 한복판에서 발생했다. 모든 것이 절망적으로 보이는 바로 그 순간에, 시장은 가장 크게 반등한다. 공포에 질려 시장을 떠난 단타꾼은 이 반등을 놓치게 된다.

이는 수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최악의 날 10일을 피하면서 동시에 최고의 날 10일도 놓치는 것보다, 두 가지를 모두 겪는 것이 수익률이 높다. 왜나하면 최고의 상승일의 평균 상승폭이 최악의 하락일의 평균 하락폭보다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이, 자주 드나드는 것보다 수학적으로 유리하다.

어찌 보면 주식은 간단하고 쉽다. 싸게 팔에 비싸게 팔면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언제가 싸고, 언제가 비쌀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주식 시장의 파도에 몸을 맡기고 있다 보면, 오르는 날도 있고, 내리는 날도 있고, 그러면서 결국은 점점 올라갈 것이다. 물론, 종목 선택을 잘 했다는 가정 하에.

'껄껄껄' 로 시작했으니 마무리도 그것으로 하겠다.

10여 년 전, 삼성이 여러 가지 문제로 시끌시끌했었다. 그때 갑자기 삼성 전자 주식이 얼마인가 찾아보았다. 45,000원이었다.

"여보, 내 생각에 삼성 전자 주식이 이것보다 더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은데, 좀 사 볼까요?"

"에이, 하지 마요."

그때 삼성 전자를 사 둘 껄껄껄.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때 삼성 전자 주식을 샀더라도 AI 산업의 광풍이 시작될 때까지 팔지 않고 보유했을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을.

저자의 말처럼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좋은 자산을 샀으니 오래 들고 가겠다. 가장 중요한 시작을 했으니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한 가지. 내가 투자를 시작한 이유를 잊지 않기. 돈 걱정 없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삶. 사랑하는 사람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삶. 커다란 빵을 구워서 진열장에 넣어 두고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나눠 먹는 것. 그것이 바로 <머니 베이킹>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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