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0 : 물리 이데아의 탄생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김상욱 지음, 정순규 그림, 김하연 글, 강신철 자문 / 아울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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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왜 0 번이야?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의 신간이 나오면 첫째와 둘째가 보고 보고 또 보고 나서야 내 차례가 온다. 드디어 받아들고 어디 한 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표지를 넘기려는데 뭔가 이상했다. 지난 번 시간 이데아 티모스에 대한 이야기가 10권이었는데 왜 '0'이지?

"얘들아, 이거 왜 0이야?"

티모스는 김상욱 아저씨가 말릴 틈도 없이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기 시작했다. 시곗바늘이 회전할수록 주변 공간이 물결처럼 출렁이며 아저씨의 몸을 집어삼켰다. 또 한 번의 어둠이 머릿속을 강타했다.

어디로 가는 걸까.

이번에는 또 어떤 놀라운 일이 펼쳐질까.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0, 15쪽

"시간 여행을 하니까 그렇지."

둘째의 말에 아, 과거로 돌아가는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을 거슬러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자들의 초보 시절을 만나는 이야기들이 아주 흥미로웠다. 거기다 과거 사람들의 눈에는 김상욱 아저씨와 티모스는 투명 인간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설정도 긴장감을 더했다.

가장 먼저 만난 과학자는1643년 영국에서 태어난 아이작 뉴턴이었다. 김상욱 아저씨같은 물리학자들에게 뉴턴은 단순한 과학자가 아니었다. 뉴턴은 우주의 작동 원리를 인간의 언어로 풀어낸, 거의 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 뉴턴을 만날 수 있다니, 꿈만 같았다.

저기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 있는 뉴턴을 발견한 김상욱 아저씨는 냅다 달려가 조심스레 그를 관찰했다. 길고 날카롭게 솟은 콧날과 고집스럽게 꾹 다문 입술, 뉴턴은 무릏 위에 누르스름한 종이 뭉치를 얹은 채, 펜으로 복잡한 수식들을 사각사각 휘갈기고 있었다. 그때 동네 아이들이 사과를 던지며 장난을 치는데, 중요한 작업을 하고 있던 뉴턴은 아이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사실 뉴턴은 우리가 생각하는 지혜로운 이미지와 달리 까칠하고 예민한 사람이었다.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고, 친구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성실한 연구자였다. 무언가에 한 번 몰두하면 밥도 잠도 잊곤 했다.

뉴턴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했는데 위대한 천재의 수업을 기대하고 왔던 학생들이 따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도망가는 것으로 유명했다. 김상욱 아저씨도 뉴턴의 강의를 직접 듣는다는 것에 감격했지만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조금 더 쉽게 설명해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뉴턴은 개의치 않았다. 강의를 마치자마자 종종걸음으로 집에 도착한 그는 드디어 <프린키피아>를 완성했다. 앞부분에는 운동의 법칙을, 뒷부분에는 중력의 법칙을 다룬 물리학의 역사를 새로 쓸 위대한 책이 탄생한 것이었다. 바로 그때 책 제목이 눈부신 빛을 내뿜더니 빛 속에서 둥그런 형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머리 위에 달린 사과, 통통하고 부드러운 초록색 몸, 금세라도 눈물을 터뜨릴 듯한 커다란 눈망울. 바로 중력 이데아 그라몽이었다.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2 중력>편 주인공인 그라몽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인류의 역사에는 수많은 과학적 발견이 있었지. 물리학자들이 새로운 물리 개념을 발견하거나 이론을 완성하는 순간 해당 개념의 에너지가 한꺼번에 방출됐어. 그 에너지가 워낙 거대했기에 저렇게 형체를 갖춰 살아 움직이게 됐고.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0, 33쪽

이처럼 이번 신간에서는 그동안 열 권에 걸쳐 만났던 이데아들의 탄생의 순간을 보여준다. 이데아는 곧 에너지인데 세상에는 다양한 에너지가 있다. 열 에너지, 운동 에너지, 전기 에너지, 빛 에너지 등. 놀라운 건 이 에너지들이 서로 모습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1818년 영국에서 태어난 제임스 프레스콧 줄은 열과 일이 서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에너지 보존 법칙의 기초를 세웠고, 덕분에 에너지 단위 '줄(J)'에 이름을 남겼다.

줄 역시 뉴턴처럼 일상 생활보다 연구에 빠져 지내던 사람이었다. 심지어 신혼 여행중에 부인을 홀로 남겨놓고 온도계의 눈금만 쳐다볼 정도였다. 그의 온도계 사랑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양조장에서 시작되었다. 열다섯 살때부터 양조장 일을 돕기 시작한 줄은 맥주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온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맥주를 발효시킬 때 온도가 조금만 틀어져됴 맛이 변하기 때문에 줄은 매일 온도계를 들고 발효통의 온도를 점검하러 다녔다.

그는 또 물리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열의 일당량 실험도 성공해 운동 에너지가 열 에너지로 변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과정에서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9>에 나왔던 에너지 이데아 에노스가 탄생했다.

정식 교육도 받지 않은 양조업자가 뭘 아느냐며 비웃음을 당하던 줄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구한 끝에 오늘날 인류는 에너지를 계산하고 설계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 김상욱 아저씨는 홀로 실험실을 지키는 줄 곁에 한참을 머물렀다. 에너지는 결코 사라지지 않고 모습만 바꿀 뿐이라는 줄의 말처럼 물리를 향한 아저씨의 열정도 끓어 올랐다.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0>에서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 유명한 과학자들을 만난 김상욱 아저씨는 그 순간을 기념하고 싶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싶어한다. 하지만 과거의 일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티모스의 규칙에 따라 아쉽지만 돌아서곤 했다. 그런데 다시 현재로 돌아가려던 찰나, 원자핵을 발견한 어니스트 러더퍼드에 연구실에 휴대폰을 떨어뜨리고 왔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1909년에 휴대폰이라니, 러더퍼드가 아저씨의 휴대폰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역사가 바뀔 것이다!

아직 책을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함구하겠다. 그나저나 책 뒷부분 쿠키에 나오는 '정장을 차려입은 여자'는 누구지? 조용할 날이 없는 이데아의 세계, 다음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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