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이번 신간에서는 그동안 열 권에 걸쳐 만났던 이데아들의 탄생의 순간을 보여준다. 이데아는 곧 에너지인데 세상에는 다양한 에너지가 있다. 열 에너지, 운동 에너지, 전기 에너지, 빛 에너지 등. 놀라운 건 이 에너지들이 서로 모습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1818년 영국에서 태어난 제임스 프레스콧 줄은 열과 일이 서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에너지 보존 법칙의 기초를 세웠고, 덕분에 에너지 단위 '줄(J)'에 이름을 남겼다.
줄 역시 뉴턴처럼 일상 생활보다 연구에 빠져 지내던 사람이었다. 심지어 신혼 여행중에 부인을 홀로 남겨놓고 온도계의 눈금만 쳐다볼 정도였다. 그의 온도계 사랑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양조장에서 시작되었다. 열다섯 살때부터 양조장 일을 돕기 시작한 줄은 맥주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온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맥주를 발효시킬 때 온도가 조금만 틀어져됴 맛이 변하기 때문에 줄은 매일 온도계를 들고 발효통의 온도를 점검하러 다녔다.
그는 또 물리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열의 일당량 실험도 성공해 운동 에너지가 열 에너지로 변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과정에서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9>에 나왔던 에너지 이데아 에노스가 탄생했다.
정식 교육도 받지 않은 양조업자가 뭘 아느냐며 비웃음을 당하던 줄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구한 끝에 오늘날 인류는 에너지를 계산하고 설계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 김상욱 아저씨는 홀로 실험실을 지키는 줄 곁에 한참을 머물렀다. 에너지는 결코 사라지지 않고 모습만 바꿀 뿐이라는 줄의 말처럼 물리를 향한 아저씨의 열정도 끓어 올랐다.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0>에서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 유명한 과학자들을 만난 김상욱 아저씨는 그 순간을 기념하고 싶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싶어한다. 하지만 과거의 일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티모스의 규칙에 따라 아쉽지만 돌아서곤 했다. 그런데 다시 현재로 돌아가려던 찰나, 원자핵을 발견한 어니스트 러더퍼드에 연구실에 휴대폰을 떨어뜨리고 왔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1909년에 휴대폰이라니, 러더퍼드가 아저씨의 휴대폰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역사가 바뀔 것이다!
아직 책을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함구하겠다. 그나저나 책 뒷부분 쿠키에 나오는 '정장을 차려입은 여자'는 누구지? 조용할 날이 없는 이데아의 세계, 다음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