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뇌과학 - 도파민에서 불안, 관계까지 뇌과학 명저 33 필독서 시리즈 32
여르미 지음 / 센시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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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인문학 필독서 50>은 <나를 지키는 뇌과학> 저자의 전작이다. 언제부턴가 필독서 20, 필독서 30 하는 식의 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런 류의 책들이 가진 장단점은 명확하다. 좋은 얘기부터 먼저 해 보자면 대형 마트의 '시식 코너'를 떠올릴 수 있겠다. 냉장 쇼케이스 안에 온갖 종류의 만두가 가득한데, 그 중 어떤 만두가 내 입맛에 맞을지 먹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이처럼 100년이 넘도록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 셀러에 하루에도 수십 권씩 쏟아져 나오는 신간까지 더해지면 무얼 읽어야 할지 주저하다 아까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럴 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도서와 너무 자세하지 않은, 그러나 흥미를 끌만한 소개글을 보면 아! 하고 느낌이 올 때가 있다.

수면이 부족해도 괜찮다고 믿는 이유 중 하나는, 잠이 모자랄 때 얼마나 망가지는지 본인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를 지키는 뇌과학, 177쪽

몇 달 혹은 몇 년에 걸쳐 만성 수면 부족 상태로 지내면, 뇌는 그 엉망이 상태를 '정상'으로 인식하는 재설정 과정을 거친다. 만성적인 피로와 낮은 활력에 몸이 적응해 버려, 건강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음에도 정작 본인은 '요새 컨디션 나쁘지 않아'라고 믿게 되는 것이다.

무섭다. 최근 수면 시간이 점점 짧아져 3시간 언저리까지 내려왔다. 뭘 하다 그렇게 늦게 자냐면 자기 계발도 하고, 딴 짓도 많이 한다. 그 시간이 아니면 할 수 없다. 수면 부족의 폐해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라는 책 소개를 읽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잠을 줄이는 것은 함부로 수명을 당겨 쓰는 것과 같다니.

나에게도 저자처럼 수면 부족의 문제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집중해서 생각하는 것이 어렵고, 먹는 것에 비해 살이 무럭무럭 찌고 있다. 피곤하니 예민했고, 나도 모르게 까무룩 잠드는 일이 잦았다. 무엇보다 머리에 안개가 낀 듯 하루종일 몽롱하다는 증상을 단번에 이해했다.

과학자들이 만 편이 넘는 논물을 통해 검증한 결과, 충분한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만병통치약이다. 잠만 잘 자도 수명이 늘어나고, 기억력과 창의력이 폭발하며, 심지어 외모도 더 매력적으로 변한다. 식욕 조절과 체중 유지의 핵심도 잠에 있다. 암, 치매, 심장마비, 당뇨 예방은 물론 우울감까지 해결해준다고 하니, "왜 안 자?" 소리가 절로 나온다.

누군가 말했다. 잠은 죽어서나 자라고. 그런데 잠을 제대로 자지 않으면 일찍 죽게 된다니. 삶에 미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아니다. 우리 집에 사람 만들어놔야 할 남자가 셋이나 있다.

자아는 결국 단일한 실체가 아니다. 내가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들의 집합이다. 삶을 바꾸고 싶다면 자신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자.

나를 지키는 뇌과학, 193쪽

명상이 좋다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나도 명상을 참 좋아한다. 그런데 잘 하질 않는다. 하기만 하면 진짜 좋은데 왜 잘 안 하게 되는 걸까. 하루에 5분, 10분 시간을 내 '잠깐 멈춤' 하며 나 자신을 들어다 보는 게 뭐가 그리 어려울까.

핑계는 많지만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밥도 해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고 잔소리도 해야 하고. 해야 하는 일에 시간과 힘을 쏟아 보니 정작 나를 위한 10분 명상은 나중으로 미루고 미루는 것이다.

저자가 명상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스티브 잡스의 취미가 명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부터였다. 어떻게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이 명상을 할까? 그것도 단순한 취미가 아닌 삶의 중요한 루틴이라니.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명상이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이는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명상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가 있다. 삶의 질이 달라졌다는. 사소한 일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아무 일도 없는데 불안하다면 편도체가 비상을 울리는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 명상을 제대로 하면 활성화된 편도체를 차분하게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동시에 뇌의 전전두피질이 활성화 되면서 논리적 사고, 계획, 자제력, 창의력이 발달된다.

잠이 만병 통치약이라면 명상은 마음 근력 훈련이라고 볼수 있다. 마음 역시 근육처럼 자주 사용하면 원하는 대로 단련시킬 수 있다. 그러니 좋은 것을 많이 보고, 좋은 이야기를 들으며 좋은 이야기를 나누자.

<내면소통>, <명상하는 뇌> 등의 소개글을 읽고 보니 책을 완독한 기분이다. 마치 유튜브의 요약본을 보고 긴 드라마나 영화를 다 본 것 같은 기분처럼. 그 점이 바로 이런 류의 책들이 지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어쩌면 스포일러라 할 수 있는 내용을 알려줌으로써 기대를 품게 하지만 굳이 책 전체를 읽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게도 한다.

가끔 예고편이나 요약본만 봐도 영화의 줄거리와 결말이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면 이야기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거나 내 예상과 같은 전개라도 그 과정이나 세부적인 사항에 놀랄 때가 많다. <나를 지키는 뇌과학>에는 총 33권의 책이 소개되고, 책의 뒷부분에 함께 읽으면 더 좋을 책도 아주 많이 나와 있다. 좋은 사람을 소개받듯 읽고 싶은 책에 표시를 해 보았다. <부모와 다른 아이들>, <집에서 길을 잃은 이상한 여자>, <뇌를 위한 침묵 수업>,<멍 때리기의 기적> 등이었다.

그 중 단연 일순위는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다. 잠을 제대로 자야 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게 뭐라고 내 마음처럼 잘 안 된다. <나를 지키는 뇌과학>이 추천하는 책을 읽고 앎이 머리에서 끝나지 않고 몸으로 이어가 바른 수면을 실천해야겠다. 11시 취침, 6시 기상. 7시간 숙면이 남은 올해의 목표다. 가자! 아니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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