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좀 망설였다. 하교 후 돌아온 아이들에게 이 책을 공개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제야 겨우 '케데헌' 노래를 부르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괜히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는 것이 아닌가 심히 걱정스러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한 발 늦었다. 책꽂이에 삐죽 튀어나와 있던 <케이팝 데몬 헌터스 공식 액티비티북>은 이미 그들의 손에 들어가고 말았다.
이런 류의 책은 애들이 한참 '헬로 카봇'에 빠져 있을 때 몇 번 사 본 적이 있다. 콩순이 퍼즐과 함께. 그래서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동생들한테 양보했어야 했네.'하며 안타까웠다. 하지만 '케데헌'은 초 6, 초4에게 여전히 유효했다.
진우에서 출발해서 루미에게 도착하는 미로 찾기, '케데헌'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을 뽐낼 수 있는 가로세로 퍼즐 맞추기, '케데헌'표 주사위를 만들어 즐기는 보드 게임, 더피 종이 접기, 초성 힌트 보고 캐릭터 이름 맞추기, '케데헌' 캐릭터 카드로 함께 하는 메모리 카드 게임. 그야말로 종합 선물 세트다.
그 중 예비 중학생과 두 살 어린 그의 동생이 무한 가위바위보를 하게 만든 것은 50여 개의 스티커였다. 'huntrix, Golden, Saja Boys'라고 새겨진 것들부터 루미, 미라, 조이, 그리고 진우를 비롯한 사자 보이즈 멤버들의 모습이 담긴 스티커까지 다양했다. 다들 하나같이 어찌나 길쭉한지 머리 길이와 전체 키 비율을 확인해 보니 정확히 8등신들이었다. 관리하느라 힘들겠다.
"엄마, 케데헌 2는 언제 나와요?"
1번은 하늘색, 2번은 남색, 3번 주황색, 4번 노란색, 그리고 5번은 분홍색. 더피 그림 곳곳에 쓰여 있는 숫자에 맞는 색연필을 펼쳐 놓고 정성을 다해 색칠 놀이를 하던 둘째 아이가 물었다. 찾아 보니 2029년을 목표로 제작중이라고 한다. 3년 뒤면 첫째는 16살, 둘째는 14살. 나는..나는.. 내 나이가 어때서~하는 노래가 생각나는 걸 보니 나도 늙긴 늙었구나.
진우, 루미. 그리고 우리 모두. 3년 후에 건강한 모습으로 극장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