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조는 대상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 휘둘리지 않고 적절한 거리를 둔 채 고요한 마음으로 그 참모습을 빤히 바라보는 성숙한 태도이다. 또 황새가 높은 하늘에서 땅 위를 세밀하게 관찰하듯 사사로운 감정에 빠지지 않는 냉철하고 분석적인 시선이다. 동시에 만물을 환히 비추듯 내 마음의 거울로 대상을 투명하게 비추어 보며 본질이 스스로 드러나길 기다리는 명상의 깊이를 의미한다. 한 마디로 도를 닦는 일이다.
교과 지문에서 관조는 주로 자연친화적인 시나 수필에서 화자가 대상을 대하는 핵심적인 어조이자 태도로 등장한다. 이때 화자는 어떤 일에 슬퍼하거나 분노하지 않고 마치 풍경을 묘사하듯 담담하게 진술한다. 바꿀 수 없는 일은 받아들이되 그 상황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의지인 셈이다.
이 외에도 거대한 운명에 맞서는 장렬함을 뜻하는 비장, 다 채우지 않아 무한한 뜻이 담긴 여백, 이치의 잣대로 가장 큰 이득을 취하는 합리 등 알찬 한자어로 곳간을 채우다 보면 혹독한 계절도 두렵지 않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 담긴 80개의 정예 어휘들은 시험지 위에서는 날카로운 '정답의 열쇠'가 되고, 인생 앞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지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다른 책을 보다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든든하다.' 이 책의 한 줄 평으로 알맞은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