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4월 - 열네 살, 우리가 만난 4·19 이야기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정명섭 지음 / 생각학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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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명섭. 최근 의도치 않게 작가의 책을 연달아 읽게 됐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가장 먼저 접한 것은 <격리된 아이>였다.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미국에서 도망치듯 귀국한 아이가 혼자 격리 기간을 견뎌내는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다. <시간을 잇는 아이>는 코로나 대유행과 세계 제1차 대전, 우리나라로 따지면 조선 정조, 무오년에 퍼진 스페인 독감 소동을 교차로 다룬다. <격리된 아이, 그 후>까지 쉬지 않고 읽은 뒤에 만난 것이 <그해, 4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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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이 꽤 충격적이었다. 머리에 이만한 최루탄이 박힌 채 바다 위로 떠오른 예비 고등학생 김주열의 시신은 민주주의로의 열망에 불을 당겼다. 그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나. 남원에서 마산에 있는 고등학교에 원서를 넣었고, 합격자 발표를 보기 위해 그 날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315 부정 선거 규탄 시위에 참가한 것이 그런 처참한 죽음에 대한 이유가 된단 말인가. 마산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들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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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산으로 향하던 시위대의 첫 번째 목표는 마산 경찰서였다. 시위대는 경찰서를 둘러싸고는 발포한 경찰관들을 내놓으라고 외치고, 죽은 시민들을 살려내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경찰서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격분한 시민들은 경찰서 유리창에 돌을 던졌다. 그리고 담장을 넘거나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서 뜰에 주차된 트럭에 큰 돌을 던지고 그 옆에 있는 지프에 불을 질렀다. 그 순간, 경찰서 안에서 총 소리가 들려왔다. 총에 맞은 청년들이 쓰러지는 모습에 시민들은 더욱 흥분해서 경찰서까지 태워버렸다.

그해, 4월,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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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식을 듣고 윤향을 비롯한 한성여중 학생들도 행동에 나섰다. 상황이 악화되자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은 경비 계엄령을 비상 계엄령으로 변경했다. 윤향의 학교에는 휴교령이 떨어졌고, 시위에 절대 참가하지 말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라는 선생님들의 채근이 이어졌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던 윤향 앞을 무장을 한 군인이 막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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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아저씨, 우리를 쏠 거예요?"

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하지만 윤향이는 정말 궁금했다. 걸음을 멈춘 장교가 윤향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우리는 시위를 막으려고 출동한 거지, 시민들을 죽이러 온 게 아니야."

그해, 4월, 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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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발포 명령이 떨어지면, 그때는 어떻게 할 거냐고 되묻는 윤향에게 장교는 잠깐 뜸을 들이고, 부하들을 힐끔 보며 대답했다.

 "나나 부하들은 차라리 길바닥에 총을 쏠 거야. 그러니까 우릴 믿어라. 계엄사령관께서도 불필요한 인명 피해는 피하라는 지시를 여러 번 내리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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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12월 3일에 있었던 비상 계엄과 얼마 전 한 글로벌 프랜차이즈 커피 회사의 마케팅 중 하나였던 '탱크 데이'가 생각났다. 무엇이 문제였던 걸까. 우리 모두 하나같이 더 잘 살기 위해 매일 갖은 노력을 다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 걸까. 무고한 사람들까지 죽여가며 그들이 원했던 것은 무엇인가. 그렇게 얻어낸 것이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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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값이었던 4· 19혁명은 안타깝게도 5· 16 쿠테타에 의해 빛이 바랬다. 하지만 이 강력한 저항의 정신은 1987년 6· 29 선언까지 이어졌다. 이는 1960년 5월 8일 <경향 신문>에 실린 김주열 어머니의 글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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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자녀들을 잃은 어머니 여러분. 

다 같이 눈물을 거둡시다. 

다가오는 새 나라의 아침 햇살을 받으며 

그리고 자식들이 뿌린 따뜻한 선혈이 남긴 이 민족의 넋이 헛되지 않도록 

내일의 새로운 세대를 뒷받침하는 이 나라의 어머니로서 

다시 한 번 옷길을 여밉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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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과거가 현재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작가의 말에 동의한다. 잘못된 것을 알려주고 기억해야 할 것을 되새겨주는 편지는 우리의 인생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지금의 자유와 안위가 그들의 피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떠올릴 때면 그들의 몫까지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바빠진다.  

 잊지 않을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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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자모 카페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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