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낮은 곳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금리가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전 세계 자금이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달러로 몰려가면서 엔화 가치는 자연스럽게 하락했다. 결국 환율은 정책이 아니라 자본이 결정하며, 엔저는 일본 경제가 약해서가 아니라 돈이 떠났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엔저는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 보면 엔저는 일본이 싸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상대적으로 비싸진 것이다. 단순히 가격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끝났으며, 이제는 환율의 파고를 넘어서는 '초격차'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생존이 열쇠임을 명심해야겠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요즘 삼성 전자와 하이닉스 주식이 난리다. 하루다 멀다하고 신고가를 달성하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건 아닌가 심히 걱정스럽다. 반도체로 대변되는 첨단 기술이 가치를 떠받치는 '기술 담보 화폐'의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이다. 돈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지만 우리도 기술과 에너지라는 두 무기를 장착하고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해 머리를 써야 할 것이다.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의 첨단 기술력이 환율 변동성 속에서도 가치를 보존해주는 든든한 안전 장치가 되기를 바란다.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책 읽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애초에 일확천금을 노리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오르락내리락하는 숫자를 보다 보면 초심이 무엇이었는지 가물가물해진다. <최소한의 환율 공부>를 통해 환율 공부까지 마쳤으니 이제 나도 스마트한 개미가 되어 닥쳐올 겨울을 대비해야겠다. 내 그릇을 채우고, 주변도 둘러볼 수 있을 만큼이면 바랄 것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