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쓸모 있는 경제학 2 ㅣ 쓸모 있는 공부 4
석혜원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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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엄마가 되고 나서야 시작한 돈 공부는 해도 해도 끝이 없다. 하도 골치가 아파 좀 덜 먹고 덜 쓰고 살자 싶다가도 온 세상 돈 얘기에 폭 빠져들고 만다. 우리 애들에게는 좀 더 일찍, 제대로 된, 그러니까 쓸모가 있는 경제 공부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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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경제학에서 자본은 기계나 설비를 뜻하는데 사람이 자본이라니 인가나의 존엄성을 해친 표현으로 느껴졌거든. 그러나 이제 인적 자본은 경제 용어로 굳어졌고, 사람에 대한 교육과 훈련은 생산 능력 향상을 위한 투자이고, 질 좋은 인적 자본을 쌓으려면 국가가 교육을 중시해야 한다는 걸 누구나 인정하게 되었어.

세상에서 가장 쓸모 있는 경제학 2, 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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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

나 어릴 때 엄마가 보던 드라마에서 들었던 말이다. 사실이다. 돈은 쓰기 위해 버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돈을 모아 쌓아놓는 재미에 빠져 있는 것 같다. 매일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대비가 가장 큰 이유일 테고, 남보다 조금 더 갖고 싶은 심리도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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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이다.

2008년 9월 4일 오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SK 경영경제연구소 주최고 '21세기 일등 국가가 되는 길'이라는 세미나가 열렸다. 이 세미나에서 199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베커 교수가 '고등교육, 세계화, 그리고 경제적 진보'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첫째,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숙련된 기술자, 즉 인적 자본이 더욱 필요하다. 이는 대학 교육 이상의 고등교육을 통해서 얻어진다.

둘째, 한국 경제는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었다. 1970년대와 비교하여 한국에서 대학 교육을 마친 사람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폭발적으로 늘어나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의 비중이 급속히 커졌다.

셋째, 그러나 인적 자보는 경제 성장을 위한 필요 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다. 21세기 일등 국가가 되려면 인적 자본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 경쟁적인 시장, 노동과 상품 시장의 유연성, 기업 경영을 하기 좋은 환경 등이 갖추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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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천인 계획'이라는 이름하에 해외 명문대 교수나 글로벌 대기업의 핵심 연구원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스카웃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제시한 조건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평생 연구에만 몰두해도 남을 만큼의 막대한 연구 지원금은 기본이고, 최고급 주택과 자녀의 명문학교 입학권, 심지어 배우자의 직장까지 국가가 책임지고 해결해 주고 있다. 자금과 환경이 부족해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하지 못하는 전 세계 수많은 학자들에게는 거절하기 힘든 유혹임이 틀림없다.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이 사태의 심각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언제까지 애국심에 호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개개인의 성장이 나라의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그들의 숨은 노고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연구 자금이 주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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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코 빈곤을 해결할 수 없다. 가난한 사람들의 실생활과 눈높이에 맞춘 원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쓸모 있는 경제학 2,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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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역사를 돌아 봐도 한국만큼 짧은 시간에 이토록 눈부신 발전을 이룬 나라는 찾아볼 수 없다.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되었고, 이 작은 나라가 전 세계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 2, 제 3의 한국을 만들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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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이 구매하는 상품, 자녀의 수, 육아 방식 등을 살펴 본 경제 학자들은 그들이 빈곤이 개인의 무지와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관찰 대상자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미래를 위해 당장 감수해야 하는 작은 손해를 포기할 여유가 없어서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이로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거였다. 그렇다면 당장의 작은 손해를 보상하면 어떨까? 그들의 선택을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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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그렇다였다. 인도 라자스탄에서 실시했던 '예방접종과 콩 실험'의 사례를 보자. 정부와 원조 단체가 무료 예방 접종을 실시하면서 예방 접종의 효과를 적극적으로 알렸지만 진료소를 찾은 아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원조 단체는 예방 접종을 받은 어린이의 부모에게 콩 900g을 주었고, 다섯 가지 필수 예방 접종을 모두 받으면 스테인리스 쟁반 세트를 주었다. 접종률은 6개월 만에 38%를 넘어섰다. 이 실험을 통해 작은 경제적 인텐시브가 가난한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 됐고, 그들의 실생활과 눈높이에 맞춘 원조를 하면 이들의 행을 바꿀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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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배고프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이들과 국제 구호 단체의 홍보 영상을 보다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독초를 먹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았다. 독초나 더러운 물을 먹으면 죽는다는 것을 그 아이들이 왜 모르겠는가.

그런데 나는 모르겠다. 먹으면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 당장 배가 고파 죽을 것 같아 독초를 씹어 먹는 그 심정을, 나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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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을 공부할수록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잔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 봐서는 더하면 더했지, 덜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예로부터 난세에 영웅이 났다.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사회가 더 잘 돌아가기 위해 경제학 공부가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단 한 명의 슈퍼 히어로를 기다리는 대신 가가호호 내 옆에서 숨쉬고 떠드는 영웅들을 만나 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사춘기는 그 기를 모으는 시기라 믿어 본다. 비록 뒤통수를 세게 맞을 지라도, 뭐라도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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