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면 내 공, 안 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열심히 산다. 더 잘 하려다 보니 실수를 한다. 분명 어제 다시는 그러지 말자 다짐했지만 오늘 또 하는 게 사람이다. 더 이상 나 자신을 타이르고 탓하기도 지친다. 그럴 때 잠시 기분이 홀가분해지는 방법이 있다. 남 탓을 하는 거다. 무생물을 탓해도 된다.
며칠 전 첫째 아이가 화장실에 가다 문에 머리를 찧었다. 아프다고 머리를 쥐어짜며 문에게 화풀이를 했다. 난 또 극이성적인 엄마니까 조목조목 따지고 들며 훈계했다.
"얘야, 문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어. 문은 늘 항상 그 자리에 있었어. 문은 아무 잘못이 없단다."
뒷 일은 상상에 맡긴다.
우리 나라에는 환경 조성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맹모삼천지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도 있다. 이 두 가지 일화의 핵심은 주어진 환경이 어떻든 내가 선택해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한 자리에 뿌리를 내리면 백 년이고 천 년이고 사는 동안은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나무에 비하면 말이다.
그러니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면 과감하게 바꾸자. 신랑 빼고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