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할아버지에 대한 기사는 구독중인 신문에서 읽었다. 기사에 나란히 붙어 있던 사진 속 모습은 누가 봐도 대통령스럽지 않았다. 여러 명의 손길이 필요했을 갖추어진 옷차림이 아니라 어느 주말 오전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슬슬 허기가 져서 일어나 어슬렁거리는 우리네 모습과 다름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검소한 대통령이라 불리며 존경받다 지난 해 세상을 떠난 그는 대통령으로 지내던 시절에도 텃밭이 달린 교외의 한 작은 집에서 살았다. 탄 지 20년이 넘은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며 출퇴근하는 대통령이라니. 심지어 그는 대통령 월급의 90%를 빈곤 퇴치 단체 등 사회 운동에 기부하며 선행에 앞장섰다고 한다. 멀쩡하던 사람도 한자리 꿰차고 나면 딴마음 품다가 결국 나락가는 윗 분들을 많이 보아온 터라 페페의 이런 행보는 그야말로 센세이서널하다.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이 사후에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이유는 비단 검소해서 뿐만이 아니다. 그는 재임 기간 사회, 경제적 발전도 이루었다. 13%였던 실업률을 7%로, 40%였던 빈곤률을 11%로 낮추었다. 다방면으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그는 떠나기 전 이런 아름다운 말들을 남겼다.
"삶에는 가격표가 없어 나는 가난하지 않다."
"나와 같은 사람을 존중하기는 쉽지만, 민주주의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에 대한 존중이라는 것을 배워야 한다."
"인생은 아름다운 모험이자 기적이다."
전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을 맡았던 문형배 검사 뿐 아니라 수많은 학생들의 미래를 밝혀주고도 소란스러워질까 봐 조심했던 '나서지 않는 손' 김장하 선생님이 생각났다. 그는 문형배 검사가 어려웠던 시절 자신을 도와준 것에 대한 보답을 하려 하자 이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