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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선의 미래 과학 프로젝트 2 - 로봇, 인간의 한계를 확장하다 ㅣ 장동선의 미래 과학 프로젝트 2
장동선 기획, 노지영 지음, 김지인 그림, 송석리 정보글 / 아울북 / 2026년 4월
평점 :

거의 다 왔다. 애완견 역할을 하는 로봇 강아지, 사고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는 뱀 모양의 로봇, 작업 현장에서 휴식 시간 없이 일하는 로봇. 이제 건조기에서 빨래를 꺼내 사람 별로, 종류 별로 나눠 옷장에 넣을 수 있는 로봇만 나오면 된다. 그럼 나는 그 로봇 덕분에 아낀 시간에 뭘 하면 좋을까.
<장동선의 미래 과학 프로젝트 2>의 주제는 로봇이다. 이 책에는 미래에서 타임 머신을 타고 온 두 대의 인공 지능 로봇, 니콜라스, 로지가 나온다.
로봇의 시작은 놀랍게도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청동 거인 탈로스는 매일 크레타섬을 세 바퀴씩 돌면서 해안을 순찰했다. 적군이나 해적이 섬에 접근하면 거대한 바위를 던져 쫓아냈다.
기원 전 4세기 경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아르키타스가 나무로 된 비둘기 모양의 장치를 만들었고, 19세기 유럽에서는 여러 형태의 오토마타가 등장했다. 오토마타란 그리스어로 '스스로 움직인다'는 뜻으로, 사람이 계속 조종하지 않아도 물, 공기, 태엽 같은 힘을 이용해 스스로 작동하는 기계 장치다.
웨어러블 로봇은 옷처럼 몸에 착용해서 힘을 보조하거나 움직임을 도와주는 장치야. 허리에 두르거나 다리에 끼우는 등 여러 형태가 있어.
내가 어릴 때 아주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상상했던 일들이 하나둘 현실이 되고 있다. 로봇이 그 중 하나다. 로봇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현장에서 놀라울 정도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 확장된 영역은 사람의 신체에까지 다다랐다.
사람이 직접 입음으로써 작동하는 로봇을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이라고 한다. 작동 원리는 이렇다. 로봇의 센서가 사용자의 움직임이나 근육의 신호를 알아차리면 모터가 필요한 힘을 보태준다. 예를 들어 무거운 짐을 들려고 할 때, 센서가 "아, 지금 힘이 필요하구나!" 를 감지하면 모터가 도와준다. 사용자의 관절 각도나 보행 속도 같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로봇에 끌려가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남자가 있다. 그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대신 휠체어를 타고 세상을 누비기 시작했다. 그러다 운명같은 여인을 만났고, 용기를 내 그녀의 마음을 얻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면 할수록 다시 걷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러던 중 공경철 카이스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을 만나게 됐다. 그 로봇은 작동 신호를 받으면 사용자에게 다가가 필요한 부위에 장착되어 몸이 불편한 사람도 혼자 사용할 수 있었다. 하루 빨리 그 로봇이 상용화되기를 바라는 그의 꿈은 하나다.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사랑하는 여인과 걷는 것.
로봇은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고마운 존재야. 하지만 로봇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직접 판단해야 하는 결정도 로봇에게 맡겨 버리게 돼. 우리는 로봇을 똑똑하게 활용하되, 중요한 결정은 언제나 사람인 우리가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해.
2024년 독일 베를린 공과 대학교 연구 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때로 무의식적으로 무언가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회로 기판의 결함을 찾는 작업을 할 때 혼자 하거나 다른 사람과 일할 때보다 로봇과 함께 일한 사람들이 결함을 덜 발견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일하지 않아도 로봇이 알아서 잘 할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 용어로 '소셜 로핑(social loafing)'이라고 한다. 로봇을 지나치게 믿고 방심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로봇은 그저 로봇일 뿐이다. 반려 로봇이 수명을 다했다고 장례를 치르는 일 같은 감정 혼돈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내가 아파서 누워 있으면 당장 걱정해 주는 사람은 같은 집에 살고 있는 배우자와 자녀 뿐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로봇은 그저 로봇일 뿐이다. 로봇이 가족과 친구를 대신할 수 없다.
최근 김애란 작가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녀는 사람과 AI의 차이점은 '망설임, 주저함'이라 말했다. 어떤 질문을 해도 수초 만에 놀라운 답변을 내 놓는 AI와 로봇이 만나면 어떨까. 분명한 것은 사람의 할 일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시간에 우리가 해야할 일은 다름 아닌 생각이다. 명령대로 움직이는 로봇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이 힘을 합친다면 우리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