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를 넘어 - 칼 세이건 이후 우주와 인간의 새로운 이야기
세라 알람 말릭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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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2탄이에요?"

올해 초 거의 두 달동안 벽돌책인 <코스모스>를 끼고 살았었다. 그러는 동안 온 가족이 <마션>, <프로젝트 헤일메리> 같은 영화와 책도 봤다. 당연히 우주에 대한 관심이 싹텄고 점점 커졌다. 우주는 어떻게 생겼는지, 외계 생명체는 진짜 있는지, 과연 인간은 정말 화성으로 이주할 수 있을지. 아이들과 한참을 얘기하다 보면 언제나 놀랍고 신기하다로 마무리되곤 했다. 대체 우주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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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도, 우리가 시속 약 1,600킬로미터로 자전하면서 태양 주위를 시속 거의 11만 킬로미터로 공전하는 행성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아찔한 느낌이 든다. 지금도 우리의 직관은 우리가 단단하고 움직이지 않는 땅 위에 서 있다고 말한다. 이는 외부 기준점이 없기 때문에 지구가 끊임없이 이어가는 여러 형태의 움직임이 우리에게 감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코스모스를 넘어, 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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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분명 난 가만히 땅을 딛고 서 있는데 사실은 빙글빙글 돌고 있다니. 나 뿐만 아니라 북극에서 남극까지 지구가 통째로 돌아가고 있다니. 거기다 자전과 공전을 동시에 하고 있다니 갑자기 어질어질해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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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내가 느꼈던 기분을 작가답게 나타냈다.

"모든 발견과 사상 중에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만큼 인간 정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없을 것이다. 세상이 둥글고 그 자체로 완전한 세계로 인식되려는 바로 그 순간, 인류는 우주의 중심이라는 거대한 특권을 포기해야 했다."

인류는 오랫동안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와 케플러의 끈질긴 노력 덕분에 인간은 왕좌에서 내려와야 했다. 이는 인간이 특별하다는 믿음을 뒤흔드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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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중심설과 지동설은 각각 성경의 해석이라는 종교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관측 증거라는 과학을 대변했다. 천문학의 패러다임이 극적으로 전환된 데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공이 크다. 갈릴레이 위성이라 불리는 목성의 가장 큰 네 개의 위성, 즉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의 발견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 주위를 도는 천체가 직접 관찰된 최초의 사례였기 때문이다.

이후 갈릴레오는 달의 표면과 태양의 흑점을 발견했다. 그에게 태양과 달은 오랫동안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론에서처럼 완전무결한 천체가 아니었다. 이처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증거들이 쌓여갈수록 격렬한 비판과 논쟁이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지구가 수많은 천체 중 하나에 불과하고, 성경의 해석과는 달리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 아니며, 하늘이 지구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듯 보이는 현상은 단지 시각적 착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교회는 1616년 태양 중심 우주론이 성경과 모순되는 '이단적인' 이론이라고 공식 선언하기에 이른다.

패색이 짙었다. 갈릴레오는 태양 중심설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야 했고, 이후 가택 연금 상태로 지내다 1642년 생을 마쳤다. 199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청 과학원의 장기간 조사를 바탕으로, 교회가 갈릴레오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2004년에 이르러서야 폴란드 프롬보로크 대성당의 이름 없는 무덤가에서 갈릴레오의 유해가 발굴됐다. 2010년 그가 세상을 떠난 지 467년 만에 그의 유해는 정식으로 장례 절차를 걸쳐 새 무덤에 안치됐다. 그의 검은 화강암 묘비에는 금빛 태양과 그 둘레를 도는 행성들이 새겨졌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태양계 모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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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별들로 향해 다른 천체에 전초기지를 세운다면, 진화가 우리에게 설정한 적응 범위를 벗어나는 환경을 견딜 수 있도록 우리 몸의 생물학적 구조를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코스모스를 넘어, 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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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만나 이야깃거리가 떨어져 갈 즈음 묻는 것이 있다.

"일론 머스크가 화성에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반반쯤 되는 것 같다. 누군가는 쉽지 않을 거라 말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의 발자취를 증거 삼아 화성의 테라포밍에 성공할 거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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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화성의 지구화가 성공했다고 가정해 보자.

인류가 화성에 정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생존 가능성 여부다. 사람 뿐 아니라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식물과 동물, 미생물의 생체 시계는 지구의 자전 주기와 동기화돼 있다. 낮과 밤이 교차하는 지구의 24시간 주기에 조율된 우리의 일주기 리듬은 다양한 생리 기능을 조율한다. 그 결과 우리 몸은 해가 뜨면 활력이 생기고, 해가 지면 이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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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뼈와 근육도 오랜 시간에 걸쳐 지구에 살기 안성맞춤이 되었다. 우리의 신체 구조, 즉 골격과 근육의 배열은 지구 중력이 부과하는 제약 속에서 움직이고 기능하도록 적응해왔다. 따라서 지구 중력이 사라진 우주 공간의 미세중력 환경에서는 우리의 근육과 골격이 지닌 견고성이 위협받게 된다. 또 지구 자기장과 대기권이라는 보호막이 없는 우주에는 사람의 DNA를 손상시킬 수 있는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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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이유로 인간을 대신한 기계들이 우주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가 탄생시킨 새로운 존재들은 우주를 이해하고 그 속으로 뻗어나가는 일에서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지도 모른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저자는 묻는다. 별빛을 바라보며 우리가 느끼는 환희를 그 기계들이 똑같이 느낄 수 있을까? 우주의 광대함이 기계들의 내면에서도 우리 내면에서처럼 강렬하게 감정을 흔들어 놓을까? 하늘과 우리를 갈라놓은 그 아득한 경계를 향해 오르고자 하는 갈망이 그 기계들 안에서도 피어날까? 존재의 근간이 될 만큼 광대하고 정교하면서도 아직 우리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그 우주를 이해하게 되는 그 숭고한 황홀감을 그 기계들이 경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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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시작도 끝도 없는 끝없는 탐구의 장이다.

조르다노 브루노

누구도 저자의 의문에 대한 정답을 알지 못한다. 아직은. 어쩌면 영원히.

하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비록 별이 위대한 신들의 전령이 아니고, 왕의 죽음이나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운명을 예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더라도 우주와 가까워지려는 모험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내기 위한 여행을 계속할 것이다.

코스모스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알고 싶고 찾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좋은 책을 읽으면 질문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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