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자 유성호의 인체 탐구 프로젝트 1 - 소화 기관 : 몸의 첫 번째 비밀 ㅣ 법의학자 유성호의 인체 탐구 프로젝트 1
류미정 지음, 김래현 그림, 유성호 기획 / 아울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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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혈기가 왕성할 때는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믿었다. 도대체 밤새 뭘 하고 놀았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친구들과 모여 있다 뿔뿔이 흩어져 출근했던 어느 날 아주 놀라운 경험을 했다. 반은 깨어 있고, 반은 자고 있는. 사람들이 말을 시키면 대답을 하긴 했으나 분명 그 때 나는 꿈속을 헤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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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아는 일은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지식이 아니라, 스스로를 아끼고 돌보는 첫걸음입니다. 왜 배가 아픈지, 왜 피곤하고 기분이 이상한지 이해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이미 자신의 몸과 대화를 시작한 것입니다.

법의학자 유성호의 인체 탐구 프로젝트 1, 기획자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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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를 걱정해야 할 나이가 되고 보니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는다고 믿게 되었다. 아이들과 잠자리에 누워 오늘은 잘 사람들이 아닌 듯 떠들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까무룩 잠드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알람 없이 저절로 눈이 떠지고, 양 어깨에 얹혀 있던 돌덩이가 사라진 것처럼 가벼운 아침을 맞이한다. 반대로 아이들이 잠든 후 책도 읽고 딴 짓도 하느라 잔 것 같지도 않은데 알람이 울리면 그야말로 몸이 천근만근이다. 굿모닝이 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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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 유성호의 인체 탐구 프로젝트>의 기획자인 유성호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 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인턴 및 전공의 과정을 거쳐 병리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27년간 법의학자의 길을 걸어오며 3000건 이상의 부검을 수행했다.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 및 범죄 관련한 부검과 자문을 담당한 그는 자신의 직업을 천직이자 운명이라 여긴다.

저자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신들의 몸을 이해하고 건강을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기획했다. 몸을 아는 일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생명을 존중하고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태도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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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음식을 오래 먹지 않으면 핏속의 포도당이 부족해져 혈당이 떨어지고,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뇌는 연료가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면 뇌는 위급한 상황을 판단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고, 그 결과 평소보다 더 예민해질 수 있다.

법의학자 유성호의 인체 탐구 프로젝트 1, 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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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 유성호의 인체 탐구 첫 번째 프로젝트 주제는 소화다.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아이들이 커갈수록 먹는 양이 점점 늘어난다. 밥 두 그릇에 국 한 대접, 과일 한 접시를 다 먹고도 아쉬운 눈치다. 흔히 말하는 '뱃 속에 거지가 들었나'의 시작인 것 같다.

'행그리(Hangry)'라는 말이 있다. '배고픈(Hungry)와 '화난(Angry)'을 합친 말로, 배가 고프면 짜증이 나는 상태를 가리킨다. 실제로 음식을 오래 먹지 않으면 핏속의 포도당이 부족해져 혈당이 떨어지고,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뇌는 연료가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 그러면 뇌는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고, 그 결과 평소보다 더 예민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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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먹은 것도 없는데 배가 고프지 않거나 이미 많이 먹었는데도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때도 있다. 이는 스트레스, 수면 상태, 음식의 종류 등 여러 요인에 따라 포만감을 느끼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음식물이 없어도 위가 늘어나는 자극만으로도 포만감이 생기기도 한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물이나 공기를 넣어 위가 늘어나기만 해도 뇌는 즉시 '배가 부르다'고 느꼈다. 이 신호는 위와 뇌를 이어주는 신경을 통해 전달된다. 그러니까 영양분이 흡수되기 전이라도 위가 빵빵해지는 느낌만으로도 포만감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 옛날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해 운동장에서 수돗물로 배를 채웠다는 슬픈 이야기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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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은 입과 위를 거쳐 넘어온 음식물을 더 잘게 분해하고 흡수하는 곳이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의 거의 대부분이 소장에서 흡수된다. 말 그대로 '영양분을 몸으로 옮기는 핵심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법의학자 유성호의 인체 탐구 프로젝트 1, 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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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천재 의사 류한결의 몸이 갑자기 초등학생의 것으로 돌아갔다. 원인을 찾기 전에 일단 몸부터 숨겨야 했으므로 유성호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아우리 마을로 향했다. 그 곳에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류하늘'로 살아가며 자신의 몸에 일어난 변화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간다.

한결 같이 밝고 오지랖이 넓은 마을 사람들 틈에서 하늘도 서서히 안정을 찾아간다. 그러던 중 새로운 변화를 알아챈다. 몸이 어려지면서 소화 능력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살다시피 할 때는 적게 먹어도 자주 체하곤 했는데, 아우리 마을에서는 함께 사는 병원장님이 해 주는 집밥에 동네 사람들이 가져다 주는 옥수수와 고구마, 꽈배기 등을 먹어도 얼마 후면 허기가 졌다. 밥을 맛있게 먹는 것만으로도 삶의 활력이 됐다.

어느 날 '하늘'의 담임 선생님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선생님은 며칠 동안 체기가 있었다며 괜찮아질 거라 했지만 천재 의사 '한결'은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다. 짧게 끊어 쉬는 숨, 몸을 옹송그린 자세,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 한결은 충수염을 의심했다.

소장에서 영양소를 흡수하고 난 찌꺼기는 대장으로 내려간다. 소장과 대장 사이에 막창자, 흔히 맹장이라 불리는 연결 부위가 있다. 그 끝에는 '충수'라는 작은 주머니가 달려 있는데 이 충수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바로 충수염이다.

예전에는 충수를 쓸모없는 기관이라 여겼지만, 충수가 장에 사는 좋은 균을 보관하고 면역을 돕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 후로 충수염이 발생했어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충수를 잘라 내지 않고 약물로 치료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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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이 아우리 마을의 일원이 되어가는 동안 갑자기 증발한 천재 의사 류한결에 대한 의문은 점점 커졌다. 몸이 갑자기 어려진 이유를 찾기 전에 언론이 들키기라도 하면 한결을 항노화 연구 대상으로 삼으려고 달려들 것이다. 여기저기 쫓겨 다니다 잡혀 실험실 침대에 묶여 있을 상상을 하니 등골이 서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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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잦은 말실수로 정체라 탄로날 위기를 겪었던 한결은 언행을 더욱 조심하기로 다짐했다. 그러던 중 환자를 돌보는 일보다 텃밭 가꾸기에 열심인 병원장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왕년에 지금의 나처럼 유명했다던데 왜 이 시골 구석에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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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의사의 추리력을 발휘해 병원 자료실까지 잠입하는 데 성공한 한결, 의학 논문, 환자 사례 기록, 과거 세미나 자료들이 차곡차곡 정리돼 있는 책장으로 손을 뻗으려는 순간 병원장이 들어온다.

"하늘아, 여긴 함부로 들어오면 안 돼. 중요한 기록이 많아서 우리 직원들도 허락받고 들어오는 곳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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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모든 비밀을 다 말해주면 재미없지. 과연 2권에서 병원장의 비밀과 한결이 원래 몸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밝혀질 지 궁금하다. 예상해 보건데 병원장이 한결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키를 쥐고 있을 것 같다. 유성호 선생님, 2권은 언제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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