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 할머니처럼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있을까. 정원에서 흙을 파고 있거나 작업실에 쪼그리고 앉아 그림에 색칠을 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 달려가서 뭐라도 도와줘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바빠진다. 하지만 할머니의 일상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누구도 그녀를 흉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독립심 강한 화가 어머니와 뛰어난 조선 기사였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타샤 할머니의 친가는 보스턴에서 대대로 저명한 가문이었다. 아버지가 마크 트웨인과 막역한 사이였다니 더 말해 무엇하리. 하지만 타샤가 어렸을 때 집안이 가난해졌고, 아홉 살 무렵에는 부모의 이혼으로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며 살게 되었다. 겨울에는 코네티컷주의 레딩에서 활달하고 사랑 많은 '보헤미안' 가족과 지냈고, 주말과 여름에는 어머니의 화실이 있는 뉴욕이나 보스턴의 비컨힐에서 지내기도 했다.
이후 타샤 할머니 역시 가정을 꾸렸으나 오래 가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꿈꾸던 현실에서 살게 되었다. 정원을 가꾸고 소젖을 짜며 그림을 그리는 일상. 어릴 적 꿈대로 살기 위해 단호한 정신과 강한 결단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소망하던 환경에서 살기 위해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쉬지 않고 일해야 했기 때문이다. 막내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수도도 전기도 없는 곳에서 네 아이를 키워냈다면 말 다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