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네 가지 선한 마음이 있다. 누구에게나.
그 중 첫 번째는 측은지심으로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를 겪던 백성들을 측은히 여겼던 맹자가 쓴 글에도 그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처음 본 어린 아이가 우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을 때,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깜짝 놀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그 부모와 가까이할 마음이 있어서도 아니고, 주위 사람으로부터 명예를 얻기 위함도 아니며, 나쁜 평판을 두려워해서도 아니다. 오직 우리의 착한 본성인 것이다.
그 밖에도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악을 미워하는 수오지심, 사양하는 마음인 사양지심,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인 시비지심이야말로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선한 마음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생존 경쟁으로 치닫는 이 시대에 그 네 가지 고운 마음을 지켜내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어쩔 때는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럴수록 우리는 자신의 마음 그릇을 늘 세심히 돌봐야 한다. 욕심이 지나쳐 탐욕이 되지 않았는지, 세상의 유혹에 자신을 내던져버리지 않았는지.
<어른의 그릇>은 참 후한 책이다. 매일 15분씩 30일 영어 회화, 하루 20분씩 100일 고전 읽기 같은 책들이 쏟아지는 세상에서 <어른의 그릇>은 일주일에 읽을 거리를 단 두 세장만 내어준다. 만만히 보고 시작했으나 한 주, 두 주 따라가다 보니 제대로 된 마음 그릇을 만들려면 일주일도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욕심은 금물. 저자의 말처럼 몸은 강제로 굽히거나 뻗게 할 수 있지만 마음은 그렇게 할 수 없다. 한 번에, 짧은 시간에 이루려 애쓰기보다 하나를 택해 한결같이 다져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마음 수련이다.
이 책과 52주를 보내고 나면 간장 종지만한 내 마음 그릇도 좀 더 넓고 깊어지면 참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