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요괴반 3 - 호환을 부르는 소리 ㅣ 방과 후 요괴반 3
한주이 지음, 안병현 그림 / 다산어린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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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시작 전 거쳐야 할 관문 중 하나는 방과 후 교실 신청이다. 먹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들은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 고민에 빠진다. 각 반마다 정해진 인원이 있어 선착순 신청을 해야 하고, 수업 일정에 따라 수강 신청이 가능한 반은 한정돼 있는데도 말이다.

방과 후 요괴반. 만약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이런 방과 후 수업이 있다면 휴대폰을 든 손놀림에 보이지 않는 피가 튀는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전날 밤 학교 문 앞에 텐트를 치고 줄 서는 게 아니라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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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토끼 인형이 머리맡에 놓여 있던 일, 비 오는 날 챙기지 못한 우산을 누군가 학교 앞에 두고 간 일, 이모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열이 심하게 나 혼자 끙끙 앓았던 밤 누군가 밤새 차가운 물수건을 이마 위에 올려 주었던 일.

그때는 단순한 우연이나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분명 누군가가 내민 다정한 손길이었다.

방과 후 요괴반 3,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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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이 다했다. 방과 후 한자반도 아니고, 방과 후 컴퓨터반도 아닌 방과 후 요괴반이라니. 게다가 두 마리의 호랑이가 서로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표지를 보고 지나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내용은 예상보다 깊었다. <방과 후 요괴반> 3편에는 세 종류의 요괴가 나온다. 밤에 사람들의 신발을 훔쳐가는 야광귀와 병마를 퍼트리는 역귀, 호환을 부르는 창귀다.

어느 날부턴가 동네의 신발들이 사라지기 시작하자 하랑이와 라이, 그리고 구슬이는 수상함을 감지한다. 보통 야광귀는 정월 초하루나 대보름 무렵에만 활동하는데 이번에는 대중이 없었다. 무엇이든 넣기만 하면 같은 물건이 끊임없이 솟아 나오는 신비한 상자 화수분으로 야광귀를 유인해서 붙잡은 두 사람은 안타까운 사연을 듣게 된다. 더 이상 요괴 따위는 믿지 않는 세상에 자신을 알아보고, 기억해주고, 심지어 반겨주기까지 하는 인간 소녀 새벽이를 위해 야광귀는 행운을 모으듯 신발을 훔쳐 모았던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간 의사들도 더 이상 손을 쓰지 못하는 와중에 영문을 알 수 없는 새벽이의 병세는 날로 깊어갔다.

그때 새벽이의 목 부분에 검은 꽃 한 송이가 피어났다. 요괴 조직인 반월회의 소행이 분명해 보였다. 친구들과 요괴 카페를 찾은 구슬이는 인간으로 둔갑한 까마귀 요괴 무영을 만나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과 돌아가신 어머니 얘기를 듣게 된다. 인간과 요괴 사이를 잇는 역할을 자처했던 구슬의 어머니. 그러다 목숨을 잃기 전 요괴 친구들에게 마지막 부탁을 남겼다. 나쁜 요괴들이 눈치채지 않게 구슬이 직접 찾아올 때까지 눈에 띄지 않게 멀리서 조용히 지켜봐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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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구슬을 맡아준 이모도 바빴기 때문에 구슬은 외로움에 익숙해져야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치 누군가가 조용히 곁을 지켜주고 있는 것 같은 순간들이 있었다. 그저 착각이겠거니 하며 넘겼던 손길들이 엄마의 친구들이었다니.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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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에는 절대로 꺼지지 않는 따뜻한 불꽃이 있어. 두려워하지 마. 망설이지 마. 언제나 너답게, 너만의 방식으로 이 세상을 따뜻하게 지켜 주렴."

방과 후 요괴 반 3, 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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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구슬은 하랑이와 라이, 그리고 무영과 천 년에 한 번 깨어나는 흉신을 앞당겨 깨우려는 반월회에 맞서 싸운다. 하지만 역귀와 창귀는 강력했다. 특히 역귀는 언제든 사람들의 틈을 비집고 나타나 마을 전체가 흔들릴만큼 강한 영향을 미쳤다. 다행히 그들을 내쫓을 방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붉은 팥이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동짓날이 되면 팥죽을 끓여 먹고 일부는 대문과 담벼락, 창문 틈에 뿌려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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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의 세상은 달랐다. 요괴와 인간이 어울려 살며 서로 돕고 사랑을 나누던 때였다. 하지만 태초부터 달랐던 그들 사이에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 있었다. 그 성역을 뛰어넘어보려던 시도들이 있었고, 결국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겨 현재에 이르렀다.

역귀의 출몰과 함께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퍼지면서 동네가 폐쇄될 위기에 처하자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쓰던 하랑이가 역귀의 이동 경로를 역추적하기 시작했다. 그 시작에는 복수를 위해 구슬을 찾아다니던 무리가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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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하랑이는 산중호걸의 피를 이어받은 호랑이였다. 그에게는 호령이라는 형이 있었는데 동족들을 무참히 쓰러뜨린 인간 세상에 내려가서 그들을 돕고 있는 하랑이에게 잔뜩 날이 서 있었다. 하랑은 오랜만에 마주한 형에게 다시 한 번 인간 세상의 다양함을 전하며 산신이 되어 모두를 지키고 싶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

좁혀지지 않는 거리에 참다 못한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거친 고함을 내지른다.

"인간을 지키겠다니, 그건 동족에 대한 배신이야. 그 선택이 결국 널 망칠 거다!"

"그건 형님이 정할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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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둔갑했던 호랑은 본연의 호랑이 모습으로 돌아가 형 호령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을 벌인다. 누가 말릴 새도 없이 전광석화처럼 서로에게 달려든 두 맹수의 육체가 부딪치는 굉음에 숲 전체가 뒤흔들렸다. 구슬이와 리아가 나서서 말려보려 했지만 둘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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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호형은 세상에 불온한 기운이 퍼지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그것이 끝내 세상에 단 하나 남은 혈육인 하랑이를 해칠 것 같아 걱정돼 그를 불렀던 것이었다.

곧이어 정체를 드러낸 창귀들은 호랑이에게 잡아 먹히거나 죽임을 당했던 원혼들이었다. 아무리 쓰러트려도 쓰러지지 않았고, 마치 좀비 떼처럼 무수한 공격을 받아도 다시 뼈와 근육을 끼워 맞추면서 끝없이 일어났다. 랑, 호령 형제의 힘으로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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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구슬은 분명 엄마의 목소리를 들었다. 정신이 번쩍 든 구슬은 팔각패를 높이 치켜들며 창귀 군단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억눌린 흐느낌 사이에 저마다의 사연이 뒤섞였다. 호랑이에게 쫓기며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아 어둠 속에서 죽어가던 공포. 그렇게 버려지고 잊혔던 설움. 그 분노와 비통함에 복수를 노렸지만 처음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준 구슬 덕분에 자신들의 죄가 무겁다는 것을 실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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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은 지상과 천상을 이어주는 다리를 통해 악귀들이 죄를 뉘우치고 이승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그날 밤, 꿈 속에서 그리고 그리던 엄마를 만났다. 꿈인 줄 알면서도 눈물이 핑 돌았다. 구슬의 엄마는 선명한 온기와 함께 응원의 말을 남기고 사라졌지만 구슬의 마음 속에는 조용한 빛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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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요괴반>을 읽으며 인간 다양성을 떠올렸다. 세상은 다양해서 복잡하고 힘들지만, 다양한 덕분에 사라지지 않았다. 서로가 다름은 받아들이고, 조금씩만 양보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또 상대를 '요괴'라 손가락질하고 피하기보다 나부터 '악귀'가 되지 않도록 마음 공부를 해야겠다는 다짐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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