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과학책이자 이야기책이다. 12개의 '만약'이라는 질문에 각 2개씩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가 각색돼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신데렐라로 1장의 제목은 이렇다. 신데렐라에게 무선 진공청소기가 있었다면. '재투성이 소녀'라는 뜻의 신데렐라와 무선 진공청소기라니 이 물리 선생님들의 입담에 아이들과 깔깔대며 웃었다.
어느 날, 신데렐라가 사는 마을에 왕자의 신부를 찾기 위한 무도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신데렐라도 한껏 차려입고 무도회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새엄마는 재 속에 파묻힌 콩을 다 고르면 생각해 보겠다고 심술을 부렸다. 새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겼으나 새엄마는 바닥에 더 많은 재와 콩을 쏟아부었다. 그때 어디선가 새 한 마리가 입에 무언가를 물고 날아왔다. 바로 무선 진공청소기였다.
무선 청소기의 위력은 대단했다. 무거운 콩은 남겨두고 가벼운 재만 순식간에 빨아들인 덕분에 신데렐라는 무사히 무도회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1960년대 후반 나사는 '아폴로 프로그램'을 통해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임무는 달과 지구, 우주 탄생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될 달 표면의 암석과 토양 샘플을 채취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달 표면이 너무 단단해 표면의 흙과 돌을 긁어내는 데 그칠 뿐이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깊은 곳에서 토양을 채취할 수 있을까 연구하던 나사는 전기 드릴을 떠올렸다.
문제는 전기였다. 달에서는 전기를 이용할 수 없어 배터리를 써야 했는데 당시 배터리는 아주 무겁고 전기 에너지의 저장 용량이 적었다. 또 우주비행사들은 두꺼운 우주복에 장갑까지 끼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볍고 효율 좋은, 힘센 드릴이 필요했다.
구세주는 전동 공구 전문 회사인 블랙앤데커였다. 나사와 손 잡은 블랙앤데커는 '고효율 전기 모터'와 배터리를 오래 쓰게 해주는 '배터리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우주비행사들이 달 표면 아래에 있던 토양과 암석을 성공적으로 채취하자, 블랙앤데커는 "이 놀라운 기술을 지구에서도 쓸 수 없을까?" 고민했다. 그 결과 무선 드릴뿐 아니라 무선 드라이버, 무선 그라인더 같은 편리한 도구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여기서 한 발 나아가, 드릴 대신 작은 날개를 달아 공기를 빨아들이는 장치로 변신시켰는데 이것이 바로 최초의 무선 진공청소기인 더스트버스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