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문을 여는 열쇠 - 의사 아빠가 자녀에게 보내는 편지, 2026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나카야마 유지로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왕자>를 대표할 만한 여러 개의 문장이 있지만, 다음의 것이 나에게는 일순위다.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그 시간 때문이야."

의사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인 <인생의 문을 여는 열쇠>를 읽고 나면 어떤 문장이 남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그리고 첫 번째 장의 목차 중에서 그것을 발견했다.

​

​

​

​

스스로 깊이 생각해 결정을 내리고, 언젠가 그 선택이 옳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꾸준히 노력할 때, 너의 인생의 문은 조용히 열리기 시작할 것이다.

이 책은 외과 의사이자 작가인 나카야마 유지로가 자신의 굴곡진 인생을 이야기하며 언젠가는 그 시기를 지나갈 아들에게 남기는 편지글을 덧붙인다. 그는 이 책을 쓰기에 앞서, 이미 두 권의 책을 함께 만들었던 같은 연배의 편집자와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자녀에게 읽히고 싶은 책을 만들되 무언가를 가르치려 들거나 생각을 강요하지 말자고. 그 후 이 말들만 온전히 전해진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겠다는 마음으로 써나가다 보니 아들을 향한 편지이자 자신의 유서가 되었다.

​

저자는 어른이 된 후에도 많은 책을 읽었고, 대학원에 다시 다니며 배움을 이어갔다. 하지만 아무리 배워도,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은 좀처럼 오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가진 모든 식견과 경험을 총동원해 고민한다 해도 최종 결정은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 그 능력이 발전되고, 그 결정에 대한 각오가 생긴다고 강조한다.

​

의사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후배들이 진로 상담을 해 왔다.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의사로서 어떤 전문 분야를 선택할지 등에 관한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선택이란 어떤 것을 고르는 행위가 아니다. 자신이 고른 그 선택지를 '정답'으로 만들기 위해 현실을 억지로라도 비틀고 나아갈 각오와 노력 그 자체지."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에 '만약 그때'를 붙여 갖은 상상력을 동원하는 동안 행복의 총량이 큰 사람들은 다른 시간을 보낸다. 바꿀 수 없는 과거를 붙들고 끙끙대는 대신 지금 나에게 달려있는 현재와 미래를 가꿔 나간다.

​

​

​

​

원고가 거절되었을 때, 운이 없었다거나 상대가 보는 눈이 없다고 여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운이 좋다고 믿었다. 행운은 스스로 운이 좋다고 믿을 때 찾아온다는 말을 믿은 것이다. 운이 좋다고 생각해야 총량이 더 늘어단다고 믿기에 앞으로도 난 이 믿음을 고수할 생각이다.

인생의 문을 여는 열쇠, 133쪽

​

저자는 10곳이 넘는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으나 퇴짜를 맞았다. 하지만 그 뒤에 겐토샤에서 출간하게 되었고, 겐토샤 겐조 도루 사장과 깊은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그 다음에 겐토샤에서 낸 소설 <울지마 인턴> 역시 몇 번의 퇴짜를 맞고서야 출간되었지만 놀랍게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만약 저자가 첫 번째로 원고를 보낸 출판사에서 출간을 했다면 어땠을까. 원고를 열 번, 스무 번 다듬을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아들에게 인생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는 조언을 해주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실패는 실패일 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

​

​

​

'선택'이란 선택한 쪽을 정답으로 만드는 일

​

​

​

<인생의 문을 여는 열쇠>를 읽은 뒤 나에게 남은 한 문장은 이것이다. 내가 놓쳤던 것에 대한 미련으로 남은 에너지를 소진하는 대신 선택한 것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 내 인생의 문에 딱 맞는 열쇠를 만들어 내는 일. 그 열쇠를 직접 구멍에 꽂고 문을 열어 다음 장으로 나아가는 일은 오직 나 자신의 몫이다.

기껏 열쇠를 만들었는데 구멍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어쩌겠는가. 문을 부수던지 다른 열쇠를 만드는 수밖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