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그러워!"
돌멩이와 여행하던 코끼리가 송충이를 보자마자 소리쳤다. 다리가 많은 곤충들을 보면 제 몸 위로 근질근질 올라올 것 같고 그냥, 왠지 조금 무서웠다.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다리 수상자'인 송충이는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말을 더듬거리는 코끼리를 빤히 보았다. 얼굴에 달린 기다란 코, 넓적하고 팔랑이는 큰 귀 역시 송충이의 눈에는 징그럽고 무서웠다.
"낯설어서 그래. 나랑 다른 것들은 낯설거든. 낯설면 두려워하게 돼. 하지만 알고 나면 두렵지 않지. 그냥 다른 것뿐이니까."
알쏭달쏭한 돌멩이의 말에 코끼리와 송충이는 생각에 잠긴다.
"아름답다, 아니다, 기준은 뭘까? 정말 궁금하네.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거야?"
'미스코리아'는 한 때 스타의 등용문이었다. 똑같은 색의 수영복을 입고, 비슷한 헤어 스타일을 한 채 전통처럼 내려오는 정해진 미소를 지으며 아름다움을 평가받는 자리. 유치원 재롱잔치 같은 과정을 거쳐 진선미를 기준으로 선발된 미녀들은 드라마와 영화 등에 섭외 일순위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묻기 시작했다. 아름다움에 순위를 매길 수 있을까?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 수학 시간에 '분류하기'를 배운다. 그 단원의 단골 문제는 '다음 중 분류 기준으로 알맞지 않은 것을 고르시오.'하는 유형이다. 색깔, 모양, 구멍의 수, 바퀴의 수, 크기. 정답은 크기다. 개미 입장에서 본 사탕의 크기와 코끼리의 시선으로 본 수박의 크기는 다르기 때문이다. 즉,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혹은 기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은 기준이 될 수 없다. 너무 오래 전에 배운 내용이라 그런지 어른이 된 우리는 종종 이 사실을 잊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