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동물원에서 만난 과학 ㅣ 수상한 동물원에서 만난 과학 1
이광렬 지음, 유혜리 그림 / 빅피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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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우리 집은 먹고 살기에 바빴다. 애완 동물 같은 것은 꿈도 못 꿨다. 어쩌다 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새하얗고 뽀글뽀글한 털을 가진 강아지가 처음 보는 나에게 와서 꼬리를 흔들었다. 인형같은 강아지를 안고 보니 그 무게감과 따뜻함에 잠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강아지에 대한 그보다 앞선 기억도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할머니 댁에 잠깐 살았을 때가 있었는데, 마당 한 켠에 소 두어머리와 개가 있었다. 어린 나에게 소는 그저 거대해 보였고, 늘 묶인 채로 꼬리를 흔드는 개는 그저 마당을 뒹구는 빨간 다라이같은 사물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 다녀오니 글쎄 그 개가 새끼를 낳았다. 한 다섯 마리쯤이었나. 갓 태어나 눈도 못 뜬 그 강아지들의 꼬물거림은 어딘가 간지러운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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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서울 살이를 하면서 나에게 동물은 세 종류쯤으로 나뉘었다. 동물원에서 보는 관람용 동물, <동물의 왕국>에서 보는 관찰용 동물, 길에서 보는 무서운 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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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은 고양이의 기분을 잘 보여 주니, 만약 집사로 임명이 됐다면 수염 모양을 잘 살펴 보세요. 만약 수염이 옆으로 빳빳하게 서 있다거나, 얼굴 쪽으로 당겨져 있다면 고양이는 지금 심기가 아주 불편한 상태입니다. 이때 잘못 접근하면 빨간 줄들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해요.

수상한 동물원에서 만난 과학, 빅피시

재작년쯤, 신랑이 갑자기 새끼 고양이를 데려왔다. 노란 커피 믹스 상자 안에 한껏 웅크리고 있던 고양이를 꺼냈는데 웬걸, 온통 새까맣다. 눈을 감으면 그저 시커먼 솜뭉치처럼 보일 정도였다. 로즈마리 화분 하나도 제대로 못 키우는 나였지만 그 녀석에게 첫눈에 홀딱 반하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일찍 펫샵에 가서 아기 고양이를 위한 사료와 화장실, 모래, 그리고 낚시 놀이를 할 수 있는 장난감을 잔뜩 사들고 왔다. 처음 며칠 동안 고양이는 집안 곳곳의 틈이란 틈은 다 찾아다니며 숨기에 바빴다. 엄마와 일찍 헤어진 녀석이 안쓰러워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리며 사료통을 채우고, 화장실을 비우다 보니 어느새 내 주위를 맴돌며 그 까만 눈망울로 나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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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모두 잠든 밤, 녀석과 나의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작은 주사위 하나만 던져줘도 어찌나 신나게 노는지. 한참을 우리집 애들처럼 뛰어놀던 고양이는 충전이 필요해졌는지 내 무릎 위에 와서 벌러덩 드러누웠다. 나는 아이들이 젖먹이 시절 그랬던 것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고양이 몸의 곳곳을 정성껏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다 내 손길이 멈춘 곳이 바로 고양이 수염이었다.

킥킥킥. 꼭 가짜 수염을 갖다 붙인 것처럼 귀여웠다. 그 당시에는 왕초보 집사여서 몰랐는데 <수상한 동물원에서 만난 과학>에서 고양이 수염에 관한 내용을 읽고 보니 신기한 부분이 많았다. 마치 낚시줄 끝의 찌가 물고기의 움직임을 감지하듯 고양이의 수염은 작은 환경 변화도 놓치지 않도록 돕는 중요한 감각 도구이다. 이 수염이 마치 '자'의 역할도 하는데 사냥을 하러 굴 속에 들어갈 때 그 공간에 자신이 드나들기에 적합한지를 판단한다.

또 고양이의 수염은 우리의 입꼬리처럼 희비를 나타내기도 한다. 수염이 아래쪽으로 축 늘어져 있다면 고양이가 많이 아프거나 피곤하다는 의미다. 그럴 때는 우리가 그러하듯 한숨 푹 자게 두면 좋다. 고양이의 수염이 움찔거리거나 바르르 떨린다면 아주 재미있는 것을 보아서 흥분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쥐를 보았거나 어항 속 물고기를 잡아먹으려고 하거나 혹은 높은 곳에 있는 컵을 밀어 버릴까 하는 고민을 할 수도 있다.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주변에 깨지기 쉽거나 소중한 물건은 얼른 치우는 것이 좋겠다. 고양이의 수염이 부채처럼 펼쳐져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는데 그건 고양이가 아주 편안하다는 뜻이다. 이때 고양이와 뒹굴면서 장난을 치며 놀아주면 서로에 대한 애정이 샘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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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면 동물들의 초능력을 알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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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동물원에서 만난 과학>에는 고양이와 강아지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많지만, 사막의 안개를 모아 물방울을 만드는 기발한 등껍질을 가진 나미브사막거저리, 천적을 피하기 위해 몸에 쓴맛이 나는 카민을 저장하는 연지벌레, 나뭇잎을 모아다 버섯 농사를 짓는 잎꾼개미, 사람 26명을 1분 안에 죽일 만큼 강력한 독을 지닌 파란 고리문어 등 미스터리하고 무시무시한 동물들의 특징도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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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이들과 '다양성'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있다. 갸우뚱하는 둘째에게 음식에 비유했더니 쉽게 이해했다.

"감사하게도 우리는 아침밥을 먹으며 점심, 저녁 그리고 다음 날 무얼 먹을지 고민하기도 하잖아. 그런데 우리에게 먹을 음식이 단 한 종류밖에 없다면 어떨까? 갑자기 그 음식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를 구할 수 없다면?"

따로 먹어도 되는 나물들을 모아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면 왠지 보기도 좋고 더 맛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분명 그 안에 들어 있는 음식과 그 음식에 들인 사람의 정성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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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수상한 동물원에서 만난 과학>을 읽으며 자칫하면 동물을 인간을 위한 존재로 생각할 수 있는 오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들은 누군가의 말을 곱씹어 보았다. 우리는 아이들을 예뻐하기 위해 낳았다는. 반성한다. 언제부턴가 아이들이 진짜 예쁜 짓을 했을 때만 예뻐했던 못난 엄마인 나를. 이렇게 또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책이 나를 깨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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