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다름'과 '틀림'을 혼동한다. 내 다름은 결코 틀림이 아니라 목소리 높이지만, 타인의 다름은 종종 틀림으로 치부한다. 그들을 구석으로 내몰며 내 다름을 숨기려 한다. 하지만 누구도 안도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제각각 다르게 시작했기 때문이다.
담에게 '코나'로 대변되는 과거와 '미쉬'로 나타내는 현재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담은 마침내 자신의 다름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아무리 과거에 잠기려 애써도, 그 추억을 되살리려 모든 걸 바쳐도 살아 있는 사람에 비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도.
누구나 그런 시절이 있다. 과거를 붙들고, 과거에 붙잡혀 현재를 매몰시키는. 이제와 생각해 보면 그 어두운 시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한 것은 '사람'이었다.
담에게도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 담이 이름을 지어주었지만 가까이할 수 없었던 미쉬, 아픈 상처를 나눠 가졌지만 차마 쉽게 꺼내 보이지 못하는 플로리안과 레나, 그 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율리, 담을 닮아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기꺼이 미쉬의 곁에 있기를 약속하는 진.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의 상처를 마주할수록 그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어쩌면 그들에게 가장 필요했던 '가족'이라는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