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잠이 없는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백일의 기적은커녕 초등 입학즈음까지 3시간을 이어서 잔 적이 없다. 늦게 자고, 자주 깨고, 일찍 일어났다. 이른 아침 6시경 눈을 떠 일어나자마자 놀기 시작했다. 첫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반 년이 지났을 때, 아이를 위해 처음 문제집을 사 봤다. 초등 1학년 아이에게 아침에 놀기만 하지 말고, 공부도 좀 하고, 책도 좀 보면 오후에 더 많이 놀 수 있다며 회유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시작은 했으나 유지하는 것이 난관이었다. 이후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다사다난한 여정 끝에 첫째의 아침 공부 습관은 자리를 잡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량이 많아지는 것을 몸소 느꼈고, 아침에 무언가를 해냈다는 작은 성공 경험이 아이를 움직이게 했던 것 같다.
육아는 산 넘어 산이다. 첫째와 2살 터울의 둘째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굳이 아침 공부하는 형 옆에 붙어 앉아 무언가를 했다. 앞일 모르는 나는 둘째의 아침 공부 습관은 거저 얻는 줄만 알았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된 둘째는 요즘 거짓말'\로 하루를 시작한다. 수학 문제집에 오늘의 날짜를 쓰고 두 쪽씩 푸는 것이 아침 공부인데 어제 쓴 날짜를 오늘의 날짜로 고치고 "다 했어요."한다. 마치 초코가 묻은 손은 등 뒤로 숨기고, 입 주변에는 과자 부스러기를 잔뜩 묻힌 채 "안 먹었어요."하는 것 같아 헛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매일 아침마다 그 뻔뻔하고 성의없는 거짓말을 마주하면 화가 끓어오른다.
물론 아이의 입장은 십분 이해한다. 그저 하기 싫을 뿐이고, 제 쪽에서는 해야할 이유도 없다. 대체 아침에 공부를 하는 것과 하교 후에 노는 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엄마가 하라고 하니 억지로 하는 척할 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