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가 싫어요 1 ㅣ 좋아요가 싫어요 1
이지음 지음, 장서영 그림 / 꿈터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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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 속에서도 '새로움'을 찾아내는 게 작가의 일이라고는 하지만, 단군신화와 '좋아요'가 이렇게 만날 수 있다니 정말 신박한 아이디어다. 거기다 자기 효능감과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는 요즘 학생들에게 '좋아요'로 대변되는 인정받는다는 느낌은 얼마나 절실한가. 그 고민을 우리 민족의 자랑, 한반도의 자존심! 동물의 왕 K호랑이와 함께한다니 흥미에 재미를 더하여 단번에 후루룩 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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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동물도 이롭게 하소서

좋아요가 싫어요 1,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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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굶어 죽을 것이냐, 자존심을 버리고 도둑 고양이처럼 산 밑에 내려가 음식물 쓰레기를 훔쳐먹으며 연명할 것이냐. 사실 호랑이는 몇 날 며칠을 굶어서 뱃가죽과 등가죽이 딱 붙어도 절대로 사람이 되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모두의 오해와 달리, 5천 년 전 호랑이의 조상 중 하나가 동물을 뛰쳐 나온 이유는 쑥과 마늘을 먹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내가 뭐에 홀려서 인간이 되려고 했지? 나는 호랑이로 사는 게 좋은데 말이야.'라고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더는 버틸 수 있는 재간이 없었다. 자존심도 목숨보다는 중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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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굶어 똑바로 걷기도 힘든 호랑이는 북한산 아래 웅녀 할멈 점집을 찾았다. 사람이 되면 매일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목구멍이 풀칠을 하기 위해 자신을 찾았던 수많은 동물들을 떠올린 웅녀 할멈은 눈을 감고 상 위에 쌀알을 던지더니 호랑이만을 위한 점괘를 내뱉었다.

"유튜버가 되면 사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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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사람으로 인정을 받으면 짐승이라도 사람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사람은 사람이라도 짐승 취급을 받는 곳이 사람 사는 세상 이치니라."

좋아요가 싫어요 1,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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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사람이 되기 위한 호랑이의 고군분투는 눈물이 핑 돌 지경이다. 오랫동안 굶주렸던 호랑이였기에 먹는 거 하나는 자신있었다. 최초의 호랑이 유튜버라는 타이틀에 힘입어 가뿐하게 구독자 1만명의 위엄을 달성한 호랑이는 계약서 내용대로 지하 100층에서 1층 위인 99층으로 이사했다. 그때부터 늘어나는 '좋아요' 수와 댓글을 보며 인정받으면 인정받을수록 더더욱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과 칭찬받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이상한 것은 더 많은 관심을 받을수록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는 거였다.

하지만 호랑이의 노력과는 달리 그의 작은 말 하나와 무심코 한 행동 하나에도 '좋아요'와 '싫어요' 수는 시시각각 변했다. 그에 따라 지하 100층에서 지상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웃었다 울었다하던 호랑이는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는 것을 절감한다. 특히 먹방 도중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 말 한 마디에 구독자들끼리 치열하게 싸우고, 호랑이가 한 말이 뉴스에 도배됐을 때는 충격이 컸다. 호랑이를 향한 댓글들은 글자인데도 뜨겁고 날카로웠다. 마치 댓글들이 화살처럼 사방에서 날아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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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00만개를 받아 사람이 되기 위해 21일동안 생마늘과 생쑥 먹기 등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느라 호랑이는 자주 체했고, 배탈이 났다. 그렇게 아픔을 참아가며 마침내 구독자 100만의 채널에게 주어지는 '골드 버튼'을 거머쥔 호랑이는 드디어 그토록 원하고 바라던 사람이 되었다. 머릿속으로 사람이 되는 상상을 100만 번도 더 했지만 막상 진짜 사람이 되니 머릿속이 하얬다. 사람이 된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호랑이에게 또 하나의 청천 벽력 날벼락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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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계약서에 이렇게 분명히 쓰여 있네. 이 세계가 원래 그래. 죽을 때까지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네. 한 번 인정받은 거로 끝이 아니라네. 사람들 마음은 하루에도 수백 번 부침개 뒤집듯 바뀌거든. 죽을 때까지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네. 사람들한테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사람 대접 받기 힘들다네. 사람 탈을 쓰고도 짐승처럼 살아야 하네.

좋아요가 싫어요 1,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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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계약서를 제대로 읽지 않은 호랑이의 잘못이었다. 하지만 누가 100장이나 되는 계약서를 꼼꼼하게 다 읽겠는가. 흡사 타짜같은 웅녀 할멈은 '좋아요' 1천 만개면 다이아몬드 버튼, 1억 개를 받으면 레드 버튼을 받을 수 있다며, 만약 호랑이가 레드 버튼을 받는다면 지상 100층인 자신의 방을 내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사람만 되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사람 위에는 더 나은 사람, 그 위에는 더더 나은 사람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어흥이는 마음이 흔들렸다. 사람으로 만족할 것인가, 이왕 사람이 된 거 더더더 나은 사람이 되어 호랑이의 자존심을 회복할 것인가. 고심 끝에 호랑이는 5천 년 먼저 인간이 되어 자신이 '만물의 영장'인 줄 아는 웅녀 할멈을 이겨보겠다고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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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가 싫어요 1>은 먹는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는 첫째의 마음을 단 번에 빼앗았다. 엄마로서 그 아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일 중 하나가 <좋아요가 싫어요 2>를 구해 주는 일이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서 감사하다. 우리 호랑이의 '좋아요' 스토리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고, 2권을 받아들자마자 책 속으로 빠져들 아이의 모습을 볼 생각하니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오늘 아이들의 짧은 여름 방학이 시작됐다. '싫어요' 보다 '좋아요' 가 많은 날이 되기를, 단군 신화 속 곰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사람이 됐듯 나도 인내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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