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쫌 아는 10대 - 생명의 한계를 극복하는 생물의 숨겨진 힘 ㅣ 과학 쫌 아는 십대 21
이고은 지음, 이혜원 그림 / 풀빛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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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10살인 둘째가 말했다.

"엄마, 이 쫌 아는 십 대 시리즈 참 좋아요. 얇은데 내용이 알차요."

적극 동의한다. 나 역시 풀빛 출판사의 '쫌 아는 십 대 시리즈'를 하나 둘 읽어가면서 이렇게 깜찍하고 얇은 책이 어쩌면 이토록 흥미로울 수 있는지 감탄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은 '과학'일까, '공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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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생명과학과 생명공학은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선을 그어 나눌 수 있는 명확한 경계선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저자의 말을 이해한 바에 따르면 '규모'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어떤 세균이 살아가면서 만들어 내는 물질이 인간에게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해 보자. 이 과정에서 그 세균의 특성과 세균이 살아가면서 만든 물질의 종류를 분석하고,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는 것은 생명과학이다. 이 유익한 세균이 한 사회와 국가, 나아가 세계인을 위해 쓰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대량 생산이다. 앞선 예로 볼 때 그 세균을 대량 배양하는 것이 바로 생명공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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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똑같이 세균을 키운다는 거잖아. 그런데 글자 하나 가지고 뭐가 다르다는 거야?" 라고 물을 지도 모를 우리의 10대를 위해 저자는 좀 더 쉬운 예시를 건넨다. 라면 싫어하는 10대는 별로 없을 테니, 라면을 가지고 얘기해 보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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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 라면을 1개 끓인다.

라면 1개에 들어갈 만한 크기의 냄비에 물 약 500밀리미터의 물을 넣고

면과 분말 수프를 넣은 후 약 5분 정도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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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 - 라면 50개를 끓인다.

라면 50개를 한꺼번에 끓일 수 있는 거대한 냄비와 그에 맞는 강력한 화력이 필요하다.

라면 50개에 맞는 물과 분물수프의 양을 다시 계산한다. 단순히 라면 1개의 50배를 넣는다면

너무 짜거나 싱거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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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또 하나, 라면을 끓이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라면 50개를 한번에 끓였을 때, 위쪽과 아래쪽 면발을 골고루 익힐 방법도 찾아야 한다. 물론 이 모든 과정에서 최소한의 비용, 적은 시간과 공간을 사용하는 최적의 조건을 찾는 것이 최종 목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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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이라는 용어는 1919년 헝가리의 농업학자인 카를에레키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하지만 그 시초는 무려 4000년 전이었다.

맨 처음 인류는 동물을 사냥하거나 식물을 채집하며 생활했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지능이 발달하면서 동물을 사육하거나 식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스스로 식량을 생산하는 기술을 습득했는데, 이것이 바로 생명공학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이후 수천 년 동안 인간은 야생에서 우연히 발견한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씨앗을 모아 경작했고, 열매나 많이 열리거나 질 좋은 열매가 열리는 식물을 선택하는 요령을 쌓아갔다. 또 사냥의 대상이었던 동물을 가축으로 사용하기 위해 길들이는 과정에서 교배를 통해 더욱 좋은 자손을 얻는 방법도 알아냈다. 그리하여 마침내 서로 다른 품종을 교배하면 부모보다 뛰어난 자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생명공학의 한 영역인 '육종'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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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미생물, 동물 세포, 식물 세포가 원래 만들어 내던 물질을 이용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생물체의 DNA를 직접 조작하고 변형시킴으로써 인간이 원하는 새로운 물질들을 마음대로 생산할 수 있게 된 거지.

생명공학 쫌 아는 10대,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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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생명과학의 발전이 이어지며 인간은 결국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연구에 몰두한 결과 DNA의 염기 서열을 해독하고, 자르고, 붙이는 마법같은 일이 가능해졌다. 1996년 스코틀랜드 로슬린연구소에서 태어난 복제양 돌리는 인공 배아를 대리모의 자궁에서 성장시킨 후 정상 분만을 통해 탄생했다. 이 획기적인 과정과 결과를 지켜본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모두 같은 생각이 떠올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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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자들이 미생물과 식물, 그리고 동물의 유전자를 모두 정복했다면,

다음에는 무엇을 목표로 하게 될까?

바로 우리 인간이겠지.

생명공학 쫌 아는 10대, 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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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앞으로는 장애나 유전 질환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인간에 의해서, 인간을 위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생명공학이 조금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비단 이것이 생명공학의 문제만은 아니다. 핵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을 살리고, 죽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좋지만, 잠시 멈춰 놓치고 가는 것은 없는지, 지친 사람은 없는지 살펴봐야겠다는 뜬금없는 생각이 드는 건 형질전환이 가능한 대장균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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