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낙관주의자
수 바르마 지음, 고빛샘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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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나는 과거에 빠져 허우적대는 편이었다. 나를 속이고 밤새 술을 마신 전 남친이 다시는 그러지 않겠노라 '미래'에 대해 약속했지만 내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때 내 머릿속은 오직 '과거'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일이 일어나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

그렇게 나 뿐 아니라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지난 일'을 붙들고 뒹굴며 아까운 20대를 보냈다. 30대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과거를 헤매며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라는 노래 가사를 들으며 골방에 처박히기 일쑤였다. 내가 허락하기 전에는 누구도 나에게 상처줄 수 없다고 했는데, 나를 가장 괴롭히는 건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이렇게 살다 죽나보다 자포자기한 상태로 맞이한 40대는 달랐다. '어쩌라고!'하는 배짱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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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깊은 고난을 겪고도 살아남고 심지어 더 강해질까?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고 통제할 수 있을까?

합리적 낙관주의자,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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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의자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인 저자 수 바르마는 오랫동안 가정 폭력 생존자, 주거가 불안정한 여성, 수감자 등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왔다. 그들을 대면하면서 누군가에게는 일상이 얼마나 벅찰 수 있는지,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꾸준히 나아가기란 얼마나 많은 용기와 인내가 필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또 저자는 9.11 테러 이후 민간인들과 구조, 복구, 지원에 헌신한 응급구조요원 등 테러로 초토화된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책임졌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일부 사람들은 9.11 테러 당시 생명을 위협하는 극적인 상황에 심각하게 노출되었음에도 정신건강장애 기준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놀라움을 보였다. 이러한 극한의 상황에서 얻은 깨달음이 저자를 합리적 낙관주의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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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서 가장 좋은 면을 보고,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모든 일은 결국 나에게 가장 좋은 방향으로 일어났다는 걸 깨닫는 거지."

합리적 낙관주의자,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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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정신과 의사였던 저자의 아버지는 순탄치 않은 성장기를 보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그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그 시절을 돌아봤다. 사실 저자는 아버지가 처음부터 지혜롭고, 창의적이고, 유연하고, 개방적인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그 모든 자질을 갈고 닦기 위해 매일 노력했다. 어려움 앞에서도 감정을 다스리며, 늘 차분하고, 참을성 있고, 온화한 태도로 맞섰다. 멀티태스킹과 산만함의 시대에 흔들림 없이 옛 방식을 고수하며, 한 번에 하나씩 현재에 온전히 몰두했다.

저자는 그런 아버지의 인생을 통해 '깨진 것의 아름다움'을 찾았다. 그저 해맑기만한 낙관적인 마음가짐이나 한두 번 좌절을 극복하는 회복력과는 달랐다. 오랜 시간에 걸쳐 깊이 체득한 삶의 전장에서 만들어진 단단한 낙관과 회복력. 삶의 부서진 조각들을 하나하나 붙여서 스스로 만들어낸 낙관이야말로 진정한 번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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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1장 끝에는 '합리적 낙관주의를 나의 것으로 만드는 법'이 안내돼 있다. 총 40개의 문항이 있는데, 다섯 개씩 나뉘어 각각 목적, 감정 다루기, 문제 해결, 자부심, 능숙함, 현재성, 사람, 건강한 습관 실천의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다. 나의 경우 문제 해결 능력이 가장 낮았고, 건강한 습관 실천 부분은 다섯 개 모두 잘 진행되고 있었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내 말을 안 들을수록,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새로운 문제가 팡팡 터질수록, 나는 또 '과거'고 돌아가려고 했다. 저자의 말처럼 이 나이 먹고 이러고 살고 있을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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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신 차리자. 내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 즐거움이 된다면 그거야 말로 최고의 경지다. 합리적인 낙관주의로 무장해 도를 닦아보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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