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독서, 그러니까 독서! - 읽는 아이가 세상을 이긴다
김세진 지음 / 재재책집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어린 시절의 나는 지금의 부모들이 그토록이나 원하는 아이였다.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책을 읽는 아이. 어느 날 아이들과 취침 전 독서를 하며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엄마가 너희들이 깜짝 놀랄만한 얘기 하나 해 줄까? 엄마 어렸을 때,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책을 한 권도 읽어주신 적이 없다?"

아이들은 나의 예상만큼 믿을 수 없다는 듯 크게 놀랐다. 그리고 물었다.

"그런데 엄마는 어떻게 책을 좋아하게 됐어요?"

​

언제부터였는지,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책을 읽었다. 집에 책이 없어서 교과서를 한 글자 한 글자 아껴가며 읽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때문에 요즘의 이 문해력 사태가, 책을 읽지 않는 이 시대가 도무지 이해 불가이다. 여름이면 서늘할 만큼 에어컨을 틀어주고, 겨울이면 후끈하게 히터를 틀어주는 도서관에 가만히 앉아 책을 읽는 것이 도대체 왜 그리 어려운 건지.

​

​

​

​

아이의 생활 반경에 도서관을 끌어들이자

한 때 사서를 꿈꾼 적이 있다. 하지만 관찰 결과 사서는 도서관에서 책 읽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서둘러 마음을 접었다. 대신 도서관에 무급으로 출퇴근하며 원없이 책을 읽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2년 터울로 아이들을 낳고, 그 아이들이 12살, 10살이 된 지금까지 놓지 않고 이어가는 것 중 하나 역시 도서관 나들이다.

​

​

​

​

​

<나는 도서관입니다>를 쓴 명혜권 저자는 "도서관은 한 가지 이유만으로 존재하는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사람과 책을 나누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곳, 책이 사람을 성장시키리라는 기대를 품고 있는 곳, 이야기를 찾으러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도서관이라고 말한다.

래도 독서, 그러니까 독서!, 23쪽

​

외국어 뿐 아니라 모국어 습득의 제 1원칙은 뭐니뭐니 해도 '노출'이다. 사람도 자주 봐야 정이 들듯 언어와 책도 많이 보고 많이 들어야 좋아진다. 요즘도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있으면 한동안 아이들의 행동 반경에 무심히 올려둔다. 그러고 나서 내가 먼저 읽는 모습을 계획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매번 성공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절반 정도의 확률로 아이들의 관심을 끌고, 마침내 책장을 넘겨 읽기 시작한다. 이때부터가 중요하다. 기쁜 마음에 책에 대한 정보나 유심히 읽으면 좋을 부분 등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아야 한다. 김이 새면 밥이 설익는다.

저자 역시 '감상을 강요하지 말라'고 조언하다. 결과물을 얻는 것보다 생각하는 '과정의 시간'이 중요하다. 10년 차 독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저자는 이를 위해 '일시 정지'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나 역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을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인데, 책을 읽다가 다음 이야기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다음 장을 넘기기 전에 멈춰도 좋고, 이야기 속 누군가가 말을 마친 이후도 좋다.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00이는 이제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은 아이들에게 책 속으로 풍덩 빠져들게 하는 마법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

​

​

​

​

그동안의 강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은 단 하나다. 아이들의 생각을 바꾸는 독서의 힘은 '즐거운 읽기

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독서, 그러니까 독서! , 5쪽

​

"그런데 엄마는 어떻게 책을 좋아하게 됐어요?"

아이들의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재미있었으니까. 그 당시 방 구석에 홀로 쪼그려 앉아 음악 교과서의 동요 가사를 아껴가며 읽던 내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나는 확신한다. 사람은 누구나 책을 좋아한다. 다만 아직 좋아할만한 책을 못 찾았을 뿐이다. 그러니, 떠나자. 책의 바다인 도서관으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