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가 떠오른다. 우물 밖으로 나오려면 일단 우물 밖에도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그 곳이 지금껏 세상의 전부라고 믿었던 곳과 사뭇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한 발씩 내딛어 볼만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을 발견했는가'뿐 아니라 '우리는 왜 그것을 알아내려 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그러한 질문들이 우리가 과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우주를 채우려면 모래가 몇 알 필요할까? 시칠리아의 시라쿠사 출신 철학자인 아르키메데스는 <모래알을 세는 사람>을 통해 이 같은 질문을 하고, 해결해 나갔다. 그리스인들은 모든 것을 비율로 측정하는 데 익숙했다. 아르키메데스의 질문은 '우주가 얼마나 큰가'가 아니라 '우주를 수학적 도구를 사용해서 측정하는 것이 가능한가'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크기가 매우 다른 두 사물, 즉 모래 한 알과 자연의 실재 전체인 우주 사이의 관계에 관한 질문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태양 중심의 우주를 채우는 데 필요한 모래알의 갯수는 숫자로 표현할 수는 있다. 이는 우주를 완벽하고 추상적인 수학 지식의 이데아에 맞추기보다 수학의 언어를 가져다 세상의 현실에 맞도록 활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