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며 깨달은 점은 내가 두 아들의 성교육에 대해 했던 걱정의 대부분은 몸, 즉 '성관계'에 관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성은 그저 통제하고 관리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삶 전체'와 맞닿은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춘기를 지나며 자라나는 이 아이들에게 '하지 마'라는 단속보다 더 필요한 것은, '왜 그런지' 함께 이해하고, '어떻게 할지'를 함께 고민해 주는 어른이 필요하다. AI의 발전이 아이들의 성 문화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런 시대에 찾아와 준 <아우성 빨간책>은 성이 부끄러움이 아닌 존엄, 억압이 아닌 책임, 금기가 아닌 공감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첫걸음을 함께 걸어줄 든든한 동반자임이 틀림없다.
내가 아이들에게도 자주 이야기하듯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고,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남자와 여자, 여자와 남자이기 전에 우리 모두는 각각 소중한 사람이다. 때문에 분위기에 휩쓸려서 혹은 호기심에 만지고, 키스하고, 끝내는 준비없는 성관계로까지 이어진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평생 짊어지고 가야한다. 아무리 겁을 주고 실제 사례를 보여주고 들려줘도 아이들은 제 피부에 와닿지 않을 테니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 아이들의 질문에 당황하기보다 정직함을 무기로 맞설 각오를 한 뒤에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