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로즈 하루.
누군가는 그를 '할'이라 부른다. 또 누군가는 '알', '하루'라고도 부른다. 발레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를 '천재'라 칭할 것이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화감, 보통과는 다른 질감, 갸냘프지는 않고 굵은 뼈대로 낭창낭창하게 서 있는 하루의 모습은 스프링을 연상케 한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하루의 존재가 궁금했다. 여러 시선으로 그를 그려내고 있지만 특히 절친인 준의 시점이 더욱 아리송했다. 준 역시 말한다. 지금껏 하루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떻게든 녀석을 말로 표현해 보려 했지만 여전히 망설이고 끙끙대며 생각에 빠져들고 만다고. 그래, 한 마디로 하루는 좀 이상한 녀석이다.
이 세상의 '형태'를 찾는 하루는 분명 능력자다. 난다 긴다하는 유망주 사이에서도 그는 뾰족 튀어나왔다. 급기야 그는 그저 춤을 추는 것에 그치지 못하고 안무를 짜기 시작한다. 그것도 주인공에 딱 맞는, 오직 그 한 사람만을 위한 안무를. 그렇게 시작된 것이 하루와 준의 <야누스>이다. 앞뒤로 두 개의 얼굴을 가졌다는 로마 신화 속 문의 수호신. 둘은 무대 위에서 등을 마주한 채 섰지만 한 번도 마주서는 일 없이 끝까지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준은 <야누스>가 차후에도 공연이 되는 작품이 되길 바랐지만 하루는 달랐다. 초연으로 끝나도 좋으니 하루와 준 단 둘만의 무대를 만들고자 했다. 열다섯 살 여름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 날을 위해 살아온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