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할 수 있다는 말에 힘이 난 베짱이는 이럴 줄 알았으면 지난 계절에도 바이올린 연주로 일을 할 걸 그랬다며 후회한다. 이에 개미는 겨울 동안 실력을 닦아 내년에는 정식으로 공연을 해 보라고 제안한다. 좋아하는 것으로 일을 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베짱이에게 희망이 생긴 것이다. 개미처럼 훌륭한 친구들 둔 것을 보니 베짱이도 그저 놀기만 한 것은 아닌가보다.
이 책의 장점은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서너 개씩 진로에 대한 생각거리를 준비해 두었다는 것이다. 개미와 베짱이 뒤에는 '일을 하면 좋은 이유, 일과 일이 아닌 것, 일과 계획, 그리고 나에게 일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질문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야기인 포도밭의 선물 뒤에는 '농부가 자식에게 물려준 유산 목록, 내가 농부 입장이라면 농사짓는 법과 포도밭 경영하는 법을 어떻게 전수해 주었을까요?, 나만의 유무형 보물 목록'이 나와 있다. 일하기 싫어하고 만나기만 하면 싸우던 삼 형제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포도밭에 묻어두셨다고 한 보물을 찾기 위해 괭이와 호미를 들고 잡초 투성이인 밭을 파헤쳤다. 하지만 아무리 땅을 파도 보물 가튼 건 보이지 않자, 아버지가 자신들을 골탕 먹이려 거짓말을 하셨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얼마 후 삼 형제의 노동 덕분에 무성하게 자라난 포도 나무에 탐스럽고 싱싱한 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리게 된다. 그 열매를 따 먹고 시장에 내다 팔던 아들들은 그제야 문득 아버지의 뜻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