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거장이라 부르는 화가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그들 역시 우리처럼 여러 일을 겪었고, 그것을 자신만의 언어인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화가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 그들의 인생을 따라가볼 필요가 있다.
저자가 위대한 예술가이자 천재, 거장이라고 추앙받는 화가들의 인생을 공부한 끝에 찾아낸 그들의 공통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다. 그들은 삶에 버거운 고통이 찾아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갔다. 삶의 숙명과도 같은 그 공통점은 저자가 특별히 사랑하는 열한 명 화가들의 인생을 통해 여실히 증명된다.
그 중에서 '유한한 삶에서 변치 않는 사랑을 바랐던 마르크 샤갈' 편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인생에서 '사랑'은 전부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887년 러시아의 비테프스크라는 작은 마을에서 9남매의 맏이로 태어난 샤갈의 본명은 모이셰 세갈이다. 샤갈은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가족은 동유럽 유대인 출신이었으므로 그의 이름을 모세의 러시아식 발음인 모이셰라 지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르크 샤갈은 훗날 파리로 활동지를 옮긴 후 개명한 이름이다.
그 시대 유대인들이 그랬듯 샤갈 또한 궁핍하고 가혹한 생활을 했다. 그러다 유복한 상인 집안의 딸인 벨라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둘은 서로를 알아보았고, 운명이라 믿었다. 하지만 두 집안의 경제적 차이가 너무 컸다. 벨라를 너무 사랑하지만 자신의 초라함을 견딜 수 없었던 샤갈은 화가로 성공한 뒤 다시 돌아와 청혼하겠다고 약속한 뒤 파리로 떠난다.
이 후 상황은 그가 1913년 그린 <손가락이 일곱 개인 자화상>을 통해 알 수 있다. 고향에 대한 추억을 품고 하루 빨리 화가로 성공해 벨라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을 일곱 개의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모습으로 표현한 것이다. 다행히 그 노력은 빛을 발해 샤갈은 파리에서 작품을 전시하며 인기를 얻어 금의환향하게 된다.
꿈에도 그리던 벨라와 결혼식을 하고, 천사같은 딸을 낳은 후 샤갈의 인생은 행복의 길로 들어서는 듯했다. 하지만 제 1차 세계대전과 나치 치하를 겪으며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던 샤갈은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떠돌이 생활을 한다. 이 당시의 대표작이 바로 <연인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