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일 엔데믹이 선언되기까지 전 세계는 공포에 떨었다.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백신이 나올 즈음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미 다른 바이러스로 변신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기세가 수그러드는가 싶으면 또 다른 모습으로 위세를 떨치곤 했다. 이러다 어쩌면 평생 마스크를 쓰고 살아야 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지금은 코로나19의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됐지만 아직 코로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유전자 다양성의 위력이다.
생물다양성에서 일컫는 생물이라 함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이다. 하늘과 땅, 바다에서 태어나고 죽는 모든 존재. 우리에게 어떤 가치가 있다거나 도움을 준다거나 혹은 얼마나 쓸모가 있느냐로 분류하는 것이 아니다. 1982년 10월 28일, 유엔이 채택한 '세계자연헌장'은 모든 생명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이념을 기본으로 한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자연을 소비할 수밖에 없지만, 분명 자연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위 헌장에도 "자연의 모든 생명체는 고유하며, 인간에 대한 가치와 관계없이 윤리적 차원에서 생명 그 자체로 존엄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우리는 한 가지 놀라운 광경을 지켜봤다. 온 세상이 무엇이든 덜 만들고, 덜 쓰고, 조금이라도 덜 움직인 덕분에 자취를 감췄던 야생 동물들이 돌아오고, 전에 없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자연은 한 시도 쉬지 않고, 모든 것을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미 늦었다고 포기할 수 없다. 아직 살아있는 이 작은 불씨를 꺼트리지 않으려면 지금 여기에서 나부터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당장의 편리함보다 자연과 그 안에 깃든 모든 생명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과 인간은 거대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무수히 많은 존재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구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