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도서관에 갔던 날이었다. 신간 코너를 훑어보던 중 단연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의사 어벤저스'. 일단 제목에 반했고, 어린이 의학 동화라는 컨셉도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했었다. 초등 의대 준비반까지 등장한 마당에 조기 교육 한 번 제대로 하는구나 싶었다. 언젠가부터 앞다퉈 출간되고 있는 '어린이를 위한 00', '10대를 위한 00' 과 같이 어른들 세상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책이겠거니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신간까지 읽고 난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다. 출간한 이래로 변함없이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의사 어벤저스>는 '의사가 되는 기술'이 아닌 '사람과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의사 양성 프로젝트에 선발돼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주인공들. 1권부터 쭉 함께해온 애독자라면 이제 말투만 봐도 강훈이 한 말인지, 장하다가 한 말인지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환자의 생명을 지키려 동분서주하는 동안 의사 어벤저스 본인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던 사랑의 신호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의사 어벤저스 20권에서는 혈관 질환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일본의 소아과 의사인 토미사쿠 가와사키의 이름을 딴 가와사키병은 영아와 소아에게서 급성으로 발생하는 혈관염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고열과 발진, 눈의 충혈과 손발 부종 등이 있다.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나지 않고 시간을 두고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정확힌 진단을 위해 혈액을 체취한다.
다음으로는 뇌졸중이다. 어린이의 발병률은 높지 않지만 골든 타임을 놓치면 반신 마비, 언어 장애, 심하면 식물인간이 되거나 사망할 수도 있는 심각한 병이다.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환자가 위기를 넘길 때까지 기다리고 살피느라 퇴근 시간을 넘기는 것은 물론이고, 밥 한 끼 굶는 것쯤은 일상이 돼버린 우리의 어린이 의사들. 그들에게는 늦은 저녁을 함께 먹어주고, 척하면 척 알아서 준비해주고, 어려운 상황에서는 망또를 휘날리며 나타나는 진짜 영웅같은 동료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