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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리 국제 학교 1 -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ㅣ 가나 씨앗 책장 1
이정아 지음, 김규택 그림 / 가나출판사 / 2024년 9월
평점 :


올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유독 다문화가정의 학생들이 많아졌다. 아이들 등교길에 히잡을 두른 세 아이의 엄마를 만나곤 하는데, 내게는 그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낯선 나라에서 세 아이를 키우며 사는 것이 얼마나 고될까 싶어 작은 도움이나마 되고 싶은데 아직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눈에 비친 '국제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산내 초등학교의 일상은 어느 초등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학생들의 엄마들이 좀 특별하다. 중국에서 온 설이 엄마 왕칭링.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유진이 엄마 안나 드보레츠카야. 이들 덕분에 남 부럽지 않은 국제 학교가 된 산내 초등학교에 태양빛에 그을린 듯 새까만 피부를 가진 한정민이 전학을 온다.
느그들은 발리 모르나? 거기 진짜 재밌는 워터파크도 있다.
안 가 봤는가배.
발리는 친구들이랑 물놀이하기에 짱이다.
그런데 올해는 못 한다. 전학을 와 버려서.
세계 최초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발리 사람 한정민. 선생님과 아이들은 세계 지도에서 인도네시아의 발리 섬을 찾아보며 환상적인 워터파크에서의 물놀이를 꿈꾼다. 하지만 발리를 향한 아이들의 동경은 인도네시아는커녕 비행기도 못 타본 정민이를 조금 화나게 만들고 만다.

이 책을 읽고 한동안 우리 가족 사이에서 유행어가 된 말이다. "뭐어? 우리나라에도 발리가 있어?"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발리. 아이들 상상 속의 멋진 워터파크는 아니지만 정민이에게는 당장이라도 돌아가고 싶은 고향이다.
이후 산내 초등학교 아이들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통해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는 것을 배워나간다. 어떤 무궁화는 한 번에 한 번씩 피지만 어떤 무궁화는 피고 또 피고 또 피기도 한다. 또 어떤 무궁화는 천천히 핀다. 아주 빠르게 피는 무궁화도 있다. 익숙하지 않은 무궁화 놀이가 어려워 불만이 가득해진 아이들은 점점 속이 상해 흩어지고 만다.
며칠 후 아이들은 운동회 날 가짜 무궁화 논란까지 일 정도로 말도 안 되는 무궁화 놀이를 경험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무궁화꽃은 피우지 못했지만 웃음꽃은 피울 수 있었다. 그리고 때로는 다르게 피는 것도 재미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파란 옷을 맞춰 입고 만국기 아래서 웃고 있는 산내 국제 학교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다들 내 자식같아 한꺼번에 꼭 안아주고 싶어진다. 사람일은 모르는 법이니, 언젠가 내 아이들이 외국인이 되어 살아갈 지도 모르겠다. 속상하고 힘들 일도 있겠지만, 다수가 아닌 소수의 삶을 경험해 보는 것도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살던 곳이 다르고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다는 건, 우리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 전에 우리 아이들이 '산내리 국제 학교'처럼 예쁜 책도 보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즐긴다면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든 다정히 손을 내밀 수 있는 어른이 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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