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공부 정서'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공부와 정서. 언뜻 보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사실 모든 일이 그렇듯 '마음'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15년 차 초등 교사이자 EBS 공채 강사이기도 한 저자 이서윤은 이 분야의 베테랑 중 한 명이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공부를 싫어하지 않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전국 100등 단위에 들어 '서울대 의대감'이라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왕좌를 지키기란 쉽지 않았다. 모의 고사마다 등수대로 앉았던 심화반 교실, 시험 후 전고 50등까지 학교 벽에 크게 붙여놓은 성적표 등은 결국 저자를 병원으로 내몰고 말았다. 그 불안감과 긴장감은 이성을 뛰어넘었고 공부의 즐거움도 앗아가 버렸다. 새벽녘에야 겨우 1~2시간 잠들고 학교에 가는 악순환을 이어가던 어느 날, 저자는 엄마에게 간신히 속마음을 꺼낸다.
"엄마, 나 정말 죽고 싶어."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저자의 엄마는 자신이 딸에게 했던 대답을 기억하지 못했다.
"얼마나 힘들었니? 성적 떨어져도 괜찮아. 부담 갖지 말고 공부해."라는 말이 듣고 싶었지만, 돌아온 건 엄마의 불안이었다. 딸이 수능을 망쳐서 자신이 희생했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것 같은 불안함. 그것이 '화'로 둔갑해서 어린 딸에게 오랜 상처를 남겼다. 시간이 지나, 엄마의 자리에 서게 된 저자는 그 무엇보다 강한 확신을 가지고 말한다. 공부 정서는 결국 부모 손에 달려 있다.
아이가 잠든 후, 부모의 반성은 시작된다. 좀 더 기다려 줄 걸. 좀 더 다정하게 말할 걸. 한 번 더 꽉 안아줄 걸. 괜찮아 하며 토닥토닥 해줄 걸. 하지만 아침이 되면 지난 밤의 반성과 다짐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동안 나는 그 이유를 아이의 반복되는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더 늦기 전에 아이가 나쁜 버릇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화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