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언어가 온다 - AI가 인간의 말을 지배하는 특이점의 세상
조지은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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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동양학부와 언어학과에 재직중인 교수이자 저자인 조지은은 얼마 전 한국에서는 절판된 소설을 한국학 교재로 선정했다. 배우이자 작가인 차인표가 2021년 출간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 그 영광의 주인공이다. 조지은 교수는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작가 차인표의 책을 통해 난민 등 세계 각국의 문제를 공감할 필요가 있는 유럽의 청소년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기사를 접하고 '국뽕'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조지은 작가의 '미래 언어가 온다'를 읽고 난 후에는 어쩌면 곧 '국뽕'이라는 한국어가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등재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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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영국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영국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한국어 단어 26개가 동시에 등재된 거다. 저자는 이 작업에 한국어 컨설턴트로 함께했는데 그 26개의 단어는 다음과 같다. 애교, 반찬, 불고기, 치맥, 대박, 동치미, 파이팅, 갈비, 한류, 한복, 잡채, K복합명사, 케이드라마, 김밥, 콩글리시, 한류, 만화 먹방, 누나, 오빠, 피시방, 삼겹살, 스킨십, 당수도, 트로트.이 중 치맥이나 먹방은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없는 단어이다. 이런 국적없는 말들이 영어로 인정받았다는 것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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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1장 '언어의 경계가 무너진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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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곳에서 사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여러 번 터전을 옮기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세계적으로 국가 간 이주를 경험한 인구는 1970년 8,150만 명에서

2019년 2억 7,200만 명으로 거의 230%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 인구 가운데 2~3.5%가 꾸준히 국가 간 이주를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래 언어가 온다, 23p

이 같은 상황에서 여러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슈퍼 언어 화자의 수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영어인지 구분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편집장이었던 제임스 머리는 일찍이 이런 현상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다. 결론은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를 거쳐 왔든,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다면 모두가 영어라는 것이었다. 독일에서 유래해 고대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로 정작한 베이컨, 그리스에서 시작해 라틴어로 들어가 프랑스어로 옮겨진 후 영어에 정착한 캐롯, 나와틀어에서 처음 나타나 스페인을 경유해 마침내 영어가 된 초콜릿. 우리는 굳이 이들의 출생지와 구구절절한 사연까지 알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현재 그들의 위치가 의미가 그들의 종착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언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움직이고 있다. 계급이나 성별, 종교와 나라 등 그 어떤 경계도 없이 이리저리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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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해'. 우리말 어법에 맞지 않는 이 말은 방탄소년단과 그들의 팬 사이에서 '사랑해'로 통하는 말이다. 방탄소년단의 한 멤버가 보라색으로 꾸며진 무대를 보며 한 말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의 마지막은 보라색이다. 이에 아이돌 그룹과 팬들이 오래오래 서로 믿고 사랑하자는 의미를 담아 '보라해'라는 말이 탄생했다. 눈으로 봐도 예쁘고 귀로 들어도 기분 좋은 이 새로운 말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자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하이브는 '보라해'에 대한 상표권을 신청했다. 하지만 특허청은 이를 기각하며 '보라해'라는 말의 소유권은 처음 이 말을 만들어낸 멤버 뷔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정리하자면 언어가 사유화될 수 있다는 거다.

새로운 별이나 생물이 발견됐을 때, 종종 그것들을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부르는 경우가 있다. 얼마나 자랑스러울까. 우주에 내 이름을 물려받은 별이 빛나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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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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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앞에 펼쳐진 갈림길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로 나뉘어 있는 게 아니다.

오힐 어디까지 인간이 담당하고, 또 어디부터 인공지능에게 맡겨도 되는지,

역할 분담에 대한 논의이다.

미래 언어가 온다, 12p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우리 언어의 매력을 '불완전성'이라 말한다. 인간은 인공 지능과 달리 말실수를 한다. 그 실수들이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언어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기에 기대도 우려도 크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포용이다. 머지 않아 인간과 로봇의 언어가 뒤섞여 새로운 언어가 탄생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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