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의 눈물 ㅣ 파랑새 사과문고 98
이규희 지음, Sunnu(서누) 그림 / 파랑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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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뿐 아니라 세계사 속에는 참으로 기구한 운명의 인물들이 많다. '뒤주 왕자'라는 불명예를 떠안은 사도세자도 그 중 하나다. 사도세자는 조선 21대 왕인 영조의 아들이다. 영조는 조선 역대 왕 중 가장 오래 살았으며, 가장 오랫동안 왕위에 있었던 인물이다. 그런 영조가 나이 마흔 둘에 얻은 귀한 아들이 바로 선이라는 이름의 사도세자다. 영조는 갓난 아기인 선을 원자로 삼고, 14개월이 되자 세자로 책봉할만큼 선을 귀히 여겼다. 그런데 왜 사도세자는 훗날 뒤주에 갇혀 죽어가야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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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넉 달 만에 기셨고, 여섯째 달에는 임금의 부르심에 대답을 하셨고,

일곱째 달에는 이미 동서남북을 가리킬 줄 아셨고,

두 살에는 글자를 배워 천,지,부,모 등 63자를 읽을 정도로 영특하시더니

이제 겨우 여덟 살 어린 나이에 이토록 조정의 일을 훤히 꿰뚫어 보시다니!

사도세자의 눈물, 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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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은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성군이 되기 위해 글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태어난 지 백일 만에 어머니를 떠나 외떨어진 저승전에것 보모상궁들과 지낸 선은 가족의 품이 그리웠다. 밤새 검은 그림자가 쫓아다니며 놓아주지 않는 악몽, 우르릉 쾅쾅, 번쩍번쩍 천둥번개, 칠흑같이 어두운 방. 긴긴 밤을 보낸 선은 온 세상을 뒤덮을 듯 캄캄한 밤은 사라지고 환한 낮만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했다. 하지만 나라 안팎은 갈수록 어지러워졌다.





이복 형인 경종을 독살하고 왕위에 오른 영조는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자는 가차없이 처형했다. 그뿐 아니라 잔당의 씨를 모두 없애야 한다며 그 자자손손까지 모두 잡아들여 죽였다. 피바람이 그칠 날이 없었다. 아버지 영조의 발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선이었지만 더 이상 아무 죄도 없는 어린아이와 부녀자들까지 역모죄를 쓰고 죽어 가는 모습을 두고만 볼 수 없었다. 선은 차디찬 바닥에 엎드려 울며 간청했다. 하지만 영조는 불호령을 내렸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무리들은 선을 몰아내기 위한 계략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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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참으로 슬프고 슬프도다.

군주의 덕은 사람을 살리는 데 있지, 죽이는 데 있지 않거늘.'

사도세자의 눈물, 117p

열다섯 나이에 덜컥 대리청정을 맡게 된 선은 걱정이 태산같았다. 하지만 이내 아버지의 신임을 얻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어느 한 쪽에 치우지지 않으며, 백성 모두가 배불리 먹고 헐벗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노라 두 주먹을 불끈 쥐었었다. 하지만 어느 8월 초하루, 영조의 부름을 받고 능행에 따라나섰던 선은 많은 신하와 시종, 시녀들 앞에서 뜨거운 물을 뒤집어쓴 것 같은 봉변을 당하고 만다. 부끄러움보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컸다. 결국 심신이 쇠약해져갔고, 영조는 그런 세자를 온양 별궁으로 요양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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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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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스물여섯 해 만에 임금의 품을 벗어난 선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후 발길 닿는 곳곳마다 세자의 쾌차를 비는 백성들을 보며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가난한 백성을 구제하여 모두가 골고루 잘 먹고 잘 사는 행복한 나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선을 음해하려는 세력에 의해 물거품이 되고 만다. 영조는 나경언이 올린 세자의 허물에 대한 고변서를 근거로 아들 선을 내친다. 영조 세손이자 선의 아들인 산을 위함이라 칭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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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은 죽음의 공포 앞에 벌벌 떨었다. 한여름인데도 마치 한겨울처럼 온 몸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하지만 어머니도, 믿고 의지했던 세자빈도 선을 지켜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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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제발 세자마마를 살려 주시옵소서. 제, 제가 세자마마 대신 죽겠나이다.

세자마마를 잘 모시지 못한 죄가 저에게 있으니 저를 죽여 주시옵소서."

"전하, 저도 죽여 주시옵소서.

세자 저하를 모시고 북방에 간 건 바로 저입니다. 그

러니 저를 죽여 주시옵소서."

사도세자의 눈물, 1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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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어려운 순간을 형제처럼, 친구처럼 함께해 준 은인은 달쇠와 도치가 군산들 손에 끌려 나가자 선의 가슴이 끊어질 듯 슬피 울었다. 그리고 아비의 죽음을 막기 위해 할아버지께 울면서 빌고 또 비는 아들 산을 보며 선은 모든 것을 체념한다. 그것이 모두가 사는 길이라 단념한다. 아들 산은 부디 살아남아 장차 성군이 되어 자신이 하지 못한 것을 다 이루길 바라면서.





책을 읽는 내내 가족의 사랑을 갈망하는 사도세자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선에게는 임금으로서의 영조가 아니라 아버지가 필요했다. 따뜻한 말 한 마디와 힘이 되는 눈빛으로 지친 마음을 일으켜 세워주는 아버지의 사랑. 사도세자의 방황과 슬픔을 마주하며 반성하고 다짐했다. 하교 후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집에서 만나는 수학, 영어 선생님이 아니라 꽉 안아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엄마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아이들의 눈물 대신 웃음을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 사도세자 # 영조 # 뒤주 왕자 # 더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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