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로스 의 2001년 작 죽어가는짐승 단편분량 역자는 정영목이기에 믿고보는 하룻밤의 유흥거리 되시겠다 데이빗 케페시는 죽어가는 짐승이다콘수엘라 카스티요는 죽어가는 짐승이다자주 반복되는 노년의 섹스 타령과 젊은 아가씨(아이라고 지칭하는)에 대한 성대상화와 같은 래디컬한 비난거리를 한움큼 안고 있기에 충분히 지겨운 또하나의 로스의 작품인듯하지만다른 재밌는 책들이 페이지를 넘기는데 급급하게 만드는 반면 로스는 곧장 이어지는 다음 문장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그리고 충실한 기교가 난무하는 대화들과 지맘대로 구성하며 즉흥적으로 외삽하는 비루한 60년대 후일담들이 그럭저럭 수긍할만하단 점에서 대가다운 면모가 느껴짐을 인정할수밖에 없다짐승같은 로스의 동물적인 필치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마도 로스는 후반부 콘수엘라가 케페시에게 다시 연락하는 장면을 글을 쓰는 서두에 정해놓지 않았을것이다 아마도 자신이 가장 잘 할수 있는것. 소설 화자의 극에 다다른 나르시시즘과 허영심, 본능에 이끌리면서도 수없이 이성적으로 섹스와 쾌락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어떤 원칙이 어떻게 우스꽝스럽게 무너지는지 이런것보다는 죽음에 대한 복수라는 노년의 섹스관념이 얼만큼 그런 몰두만큼 어리석은지 그럼에도 손아귀에서 놔줄수 없는지에 대해 참 정력적으로 쓰셨단 생각그리고 하나더 이 소설의 형식은 아마도 데이빗 케페시가 또다른 먹잇감(?)을 앞에다 두고 이빨을 까는 그런 형식이라는 것 때문에 우리는 이 명민한 저자의 글쓰기에 쌍욕을 하면서도 이끌린다는 것 그런 정도
미스터리한 판본??역자는 네번째와 두번째 판본을 앨버트 페인이 종합해서 쓴거라고 하는데 그가 누구인지 어떤 경력이 있는 이인지 밝히고 있진 않다 그리고 이미 국내에 네번째버전-마크트웨인 도서관의 윌리엄 M.깁슨이란 사람이 1969년에 출간한 책을 번역한 <불가사의한 이방인>이 나왔었다 이번 번역본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싱겁고 상당히 교훈적이어서 트웨인. 스럽지가 않다 물론 <불가사의한 이방인> 역시 상당히 난해하고 암울하긴 하지만 이번 책은 많은 부분 잘라낸듯한 축약본 같다는 느낌이다 두 권이 각자 존재하는것인지 별개로 출간된것도 같고 내용도 많이 다른것 같은데 합본으로 만들든지 하지
적어도 국내에서는 얼터너티브 만큼이나 수상한 포스트모더니즘 이라는 용어의 확산에 이바지 했던 토마스핀천 의 가장 대중적인(?) 접근이 용이한 제49호품목의경매 이제 국내에서도 <느리게배우는사람>이 출간되어 단편들을 통해서 핀천스러운 세계로의 접근이 다소 쉬워졌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핀천은 도전과 그에 상응하는 재미를 가져오는 조금은 어려운 작가에 속한다핀천 소설에서 이 모든 여정은 풍부한 서브 플롯에 의해 굳이 특정한 인물이 아니어도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처음과 끝이 없이 계속 존재했음을 끊임없이 암시한다. 사실과 허구의 뒤섞임이란 뻔한 포스트모던적 클리셰는 그 순간 의미를 잃는다. 핀천이 주인공들과 기타 이상한 발음으로 불리어지는 등장인물들에게 바라는 바도 그것이다. 순식간에 풍부한 의미망을 띄면서 결정된 해석으로 독자를 이끌어가지 않고, 그들이 과거에도 지금에도 수수께끼로 존재하게 만들는 불확정성은 알듯말듯한 단서를 흘리는 그 특유의 떨림으로 핀천의 세계를 둘러싼 특이한 자장속에 개성적인 구조물로 하나씩 자리잡는다. 이들 쉼없이 움직이며 불확정적인 입자와도 같은 등장인물이 있으면 그것들에서 의미라는 잔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맥스웰의 도깨비 같은 인물이 빠져선 안된다. 에디파 마스는 그 도깨비이자 어찌보면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복잡하고 정렬된 배선처럼, 또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해주는 혈관같은 도로로 은유되는 미국이란 수수께끼의 세계에서 정보 획득을 위한 여행을 계속하는 활동적인 인자이다. 이런 단자적인 해석이 엔트로피 개념과 함께 핀천의 세계를 접근가능하게 만들어준 믿을만한 단서였지만, 이런건 차치하더라도 유머 기질이 농후한 핀천이 진지한듯 보여도 어떻게 웃음을 사냥하러 틈새를 노리는지를 예의주시하며 읽는것이 무한도전에서 급작스럽게 터지는 박명수의ㅡ흔들리는 눈빛만큼 느닷없는 재미를 줄것이다 핀천은 어려운 작가는 맞지만 쿠버만큼 한방을 노리거나 존 바스만큼 재미없는 작가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