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만 참으면 괜찮을 줄 알았어 - ‘아니오’라는 말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당신에게
이승주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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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이 책 뭐지? 나랑 비슷한 성격을 소유한 사람이 쓴 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떻게 보면 갈등을 싫어하고, 피하는 것에 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냥 내가 조금만 양보하고, 참으면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은 그렇게 해결하는 편이다. 물론 나도 양보할 수 있는 분야와 아닌 분야가 있기 때문에 항상 그렇진 않다. 하지만 여전히 이 책의 표지 디자인에 적혀있는 것처럼 나에게 '아니오'라는 말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에 속한다. 요즘들어 느끼는 건 한 해 한해가 지나갈수록 나도 내가 '예스'라고 해야 할 때, '아니오'라고 해야 할 때를 분별하는 능력이 조금은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는 누군가의 부인으로서, 며느리로서, 딸로서, 직장의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던 도중 의사에게 암일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고, 삶에 대하여 고찰해보는 시간을 갖게된다. 이 책은 항상 참으면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고, 무리해서까지 타인에게 잘 보이려 노력했던 저자의 삶의 모습 그리고 그 상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스토리들을 허물없이 담담하게 들려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2부 '엄마'라는 이름의 수백 가지 그림자 편에서는 미혼자인 나로서는 결혼의 새로운 면들을 알려주었다. 작가가 마치 친한 언니처럼 결혼 생활에 있어서의 '여자'로서의 역할을 스스럼없이 들려주는 듯했다. 임신, 육아, 시부모님과의 갈등, 남편과의 갈등 등. 이것들은 아직 내 삶 안에서 체험하기엔 다소 어려운 것들이라, 내가 미래에 결혼과 출산 등에 대한 고민을 하는 데 도움을 많이 줄 내용이었다.

3부도 마찬가지로, 공직 사회에 있는 나는 겪기 어려운 사기업에서의 수많은 갈등, 충돌 상황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더불어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 어떤 말을 해야하는지에 관한 조금의 팁들도 얻을 수 있었다. 작가가 수많은 상황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었을지, 적절하게 대처하고 싶었을지에 대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챕터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수많은 갈등을 만나며, 순간 순간 적절한 판단을 해야하는 위치에 있다. 사람들의 성격에 따라 이 갈등에 대한 판단, 대처 방법은 다르며 이 결과에 따라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도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저자는 이 때 항상 참는 쪽의 입장에게 적절한 조언을 제시하며, 반대 쪽의 입장에게는 타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를 제시한다. 자신이 어떤 입장인지에 따라 이 책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항상 참기만 하는,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며 사느라 지친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조금은 속 시원한 마음과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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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웠던 우리에게
이창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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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순정만화 속에서 나올 것처럼 생긴 표지의 두 사람에 강하게 이끌렸다. 요즘 내가 매력을 느껴하는 책들을 보면, 제목과 디자인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느낌이 든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왜 작가가 "아름다웠던" 이라는 과거 형태의 수식을 사용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하지만 책 표지에 적혀있는 문구는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히 아름답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순정만화 속에서 나올 것처럼 생긴 표지의 두 사람에 강하게 이끌렸다. 요즘 내가 매력을 느껴하는 책들을 보면, 제목과 디자인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느낌이 든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왜 작가가 "아름다웠던" 이라는 과거 형태의 수식을 사용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하지만 책 표지에 적혀있는 문구는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히 아름답다.





사랑, 좋아함의 정의는 사람들마다 모두 다르지만, 분명 공통점은 존재한다고 본다. 내가 함께할 때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이 책은 책표지만큼이나 달콤한 말들로 가득하다. 한 페이지에 짧막 짧막한 작가의 사랑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차례만 읽어도 뭔가 내 마음이 달달해지는 느낌이 든다.





 

꼭 책의 첫 장부터 읽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이 책. 그냥 화장실에서, 출퇴근길에서든 부담없이 꺼내서 읽을 수 있을 만한 크기의 책이다.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음과 동시에 자신의 연애 상대가 떠오르고, 그 상대에게 너무나도 해주고 싶은 말들을 많이 발견할 것이다. 연애를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이라면 훗날 미래의 연애 상대에게 꼭 해주고 싶고, 그 상대로부터 듣고 싶은 말들로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채워져있다. 꼭 연애와 관련짓지 않고 보더라도 소중한 사람들에게 들어보고 싶은 말 혹은 해주고 싶은 말들이 가득하다.

에세이치고는 공백이 많아 간단한 일러스트나 사진이 곁들여져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그렇게 책장을 한 장씩 넘기다 보니 이 글을 발견하였다.





아름다웠던 우리에게

앞으로 더 좋은 일이

가득할거야.




이 페이지를 읽으면서 제목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았는데, 과거부터 지금 글을 쓴 현재까지 즉, 영어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름다어왔던(현재완료의 형태)' 우리에게 앞으로 더 좋은 일이 생길거다. 라는 의미인가? 의문이 들었다. 뭔가 왠지 모르게 '아름다웠던 우리에게'라는 책 제목을 들었을 때는 과거에만, 과거에는 <아름다웠던> 이라는 느낌을 나는 강하게 받았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 진입했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마치 봄이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독자들에게 따뜻함을 선사해 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의 따스함을 오랜만에 느끼고 싶은 사람들, 누군가에게 따스한 말을 듣고 싶은 사람들 혹은 따스한 말을 하고 싶지만 어떤 말을 해야할 지 모르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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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부팅 - 지친 ‘나’를 채우는 재충전의 기술
전옥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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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리부팅을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삶을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고 재정비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시간이라고 정의한다. 책 디자인에서도 볼 수 있듯, 사람들은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맞닥뜨리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저자는 잠시 쉬어가는 방법, 리부팅의 방법을 책 전반에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리부팅의 과정은 다음의 여섯 단계를 거치게 된다.






내 생각엔 가장 중요한 단계는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한다. 일단 멈춰야 한다는 자신의 자각이 없다면, 우리는 다음 단계로 진행해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하여 설명한다. (p53)

세상을 생각, 감정, 행동으로 구분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은 반복해서 하는 행동으로 정의된다˝고 했다. 내가 매일 하는 이를 떠올려보자. 그것이 나의 정의라는 데 만족하는가? 그게 아니라면 멈춰야 한다. 일단 멈춰서야 반복해서 하는 행동을 교정할 수 있다. 

사람은 매일 그 사람이 하는 행동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말도 있듯이, 저자는 내가 매일 하는 일을 고찰해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일을 할 때, 하루 하루 해치워나가야 하는 것들 때문에 가끔 잊곤 한다. 내가 이 일을 무엇을 위해서 하는 것인지? 이 일의 목표가 무엇인지? 이 일을 통해 내가 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끔 내가 생각해도 맹목적으로 일에 임할 때가 있다. 하지만 깊은 사유가 없이 일 처리를 하는 것은 나를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저자가 인용한 저 문구를 보고, 하루, 한 달, 일 년 나 자신에 대해 사유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 일을 하는 동안 메타인지적 사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책 전반에서 저자는 타성 혹은 매너리즘에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리부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지금 하는 일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새로운 외부 자극 요인이 필요하다고. 이 부분을 읽으며 내가 대학원을 다니는 것이 나에게 버거운 일이어왔지만, 한편으로 나도 무언가를 배우고 있고 내 생각에 변화를 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에 조금은 안도했다.

자기계발 서적을 읽고나면 내 삶에 대한 의지와 욕구가 불타오르기 마련이다. 리부팅은 뭔가 내 삶에 대한 의지와 욕구를 불타오르게 하면서도, <쉼>의 중요성과 <방향>의 중요성을 나에게 상기시켜주는 느낌이다. 오늘은 2019년의 8월 마지막 날, 나에게는 어찌 보면 2019년의 전반기 마지막 날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날이다. 9월에 시작할 일터에서의 새 학기, 대학원에서의 새 학기를 맞이하는 데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을 준 책이었다. 묵혀두었던 3p 바인더를 꺼내서 2019년 남은 4개월 설계를 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세상을 생각, 감정, 행동으로 구분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은 반복해서 하는 행동으로 정의된다"고 했다. 내가 매일 하는 이를 떠올려보자. 그것이 나의 정의라는 데 만족하는가? 그게 아니라면 멈춰야 한다. 일단 멈춰서야 반복해서 하는 행동을 교정할 수 있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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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나를 집어삼키지 않게
제니 재거펠드 지음, 황덕령 옮김 / 리듬문고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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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책 표지 디자인에 강하게 이끌릴 때가 있다. 바로 이 책처럼 말이다. 내가 요즘 빠져있는 파스텔 톤의 핑크색과 하늘색의 조화. 즐거운 곳에만 있을 것 같은 비눗방울과 여자 아이의 잘 모르겠는 저 포즈. 그리고 강한 느낌의 제목. 슬픔이나를 집어 삼키지 않게.

'집어 삼키다'라는 표현은 무엇보다 강하게 다가온다. 슬픔에 의해 내가 압도되는 느낌이다. 어떤 슬픔이 나를 그렇게 만들 수 있을까? 중요한 시험에 떨어졌을 때? 누군가와 이별을 해야 할 때? 주인공 사샤는 11살이란 어린 나이에 엄마가 우울증으로인해 자살로 세상을 떠나고, 힘들어한다. 아직 나는 살면서 겪어본 적이 없는 슬픔의 종류라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안 간다. 사샤는 자신이 힘들어하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자기 나름대로 수많은 노력을 한다. 아빠에게 힘든 것을 내색하려 하지 않고, 숨기려고 한다. 감정 표현을 최대한 억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샤 본인은 엄마처럼 아빠가 위로해야 하는 존재가 되기 싫어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한다. 어린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이렇게 억제하는 것이 건강한 #심리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샤는 책의 초반부에 엄마가 삶에 실패한 사람이라, 엄마가 했던 것들을 반대로 행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머니가 긴 머리를 가졌기에 자기는 머리카락을 다 잘라버리고 싶어한다. 엄마가 딸 하나를 키웠는데 그게 대 참사라고 생각하며 살아있는 것을 키우지 않고 싶어하고, 책 읽지 않기 등 자신의 규칙을 만든다.

그래서, 바로 그래서 난 울지 않는다. 온 힘을 다해 울기를 거부한다. 그럼에도 가끔 눈물이 난다. 그럴 때는 정말 싫다. 그럴 때마다 참는다. 눈물을 도로 넣으려 안간힘을 쓴다. 참고 참고 또 참는다.

p71

아빠는 사샤의 이런 상태를 보고 정신과 의사를 찾아 함께 상담을 받으러 간다. 사샤는 정신과 의사가 자신을 문제있는 아이, 도움이 필요한 아이로 생각하는 게 싫어, 너무나도 과도하게 오버해서 밝은 척을 한다. 의사가 진료실 내부로 들어오는 햇빛이 너무 세서 "빛이 강하죠!"라고 한 마디를 하는데, 사샤는 그에 대한 답으로 "빛이 강한 게 나쁘지 않죠. 왜냐하면 전 밝고 정상적인 아이로서 해와 같이 밝은 빛, 따뜻한 것이면 다 좋아하니까요."라고 말한다.

자신이 슬프다는 사실을, 힘들다는 것을 자기도 알고 있는데 처절하게 숨기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슬펐다.

밝은 아이들은 해를 당연히 좋아하겠지? 그렇지? 그림을 그리라고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해를 그릴 텐데. 붉은 집도, 놀고 있는 행복한 아이도.

사샤는 사람들을 웃게하는 '스탠드 업 코미디'를 하고 싶어한다. 그녀의 어머니가 항상 우셔서, 자신은 그렇게 되기 싫은 마음에 그랬을까. 아니면 아버지를 더 이상 슬픔의 나락에 빠지게 하고 싶지 않게 하고 싶은 그녀의 마음에 그랬을까. 분명한 건 사샤는 정말 따뜻한 아이임에 틀림없다.

이 소설 원작에 대해 찾아보니 원제는 <코미디 퀸>이었다. 제목에 걸맞게 책의 후반부에서 그녀는 스탠드 업 코미디 무대에 서게 되고, 자신의 무대를 보며 웃는 아빠를 보고 행복해한다.

그리고 난 아빠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아빠의 따뜻하고 유쾌한 웃음소리! 난 아빠를 바라보았다. 이제는 무대 조명에 적응이 되어 아빠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다. 아빠는 얼굴 전체로 웃고 있었다. 모든 근심 걱정의 주름살은 사라지고 웃음의 주름살만이 남았다.

p201

어린 아이가 접한 자살로 인한 어머니의 죽음을 이보다 유쾌하면서도 슬프게 그려낼 수 있는 작가가 있을까. 책장이 자연스럽게 훅훅 넘어가는 만큼, 내 마음 속에 사샤에 대한 안타까움도 커졌다. 11살의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모든 일들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사샤의 넘치는 끼와 똑똑함을 느끼면서, 이 아이는 곧게 성장할 수 있겠구나 하는 안도감도 느꼈다.

세상 살이에는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인생 곡선 그래프는 위 아래로 출렁이기 마련이다.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앞으로 자신들이 살아가야 할 생에서 만날 슬픔들을 어떻게 대처할 지 조금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슬픔도 나를 집어삼키지 않게 나도 내 스트레스, 슬픔 관리에 힘써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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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믿어요 - 상처보다 크고 아픔보다 강한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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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나 작가는 내가 < 말 그릇 > 이라는 책으로 처음 만난 분이다. 책이 손에 쥐기 쉬어 지하철 출퇴근을 하면서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책 속 많은 구절들에 공감을 하며, 내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너무나 잘 정리해두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학생들에게 일주일동안 한 구절씩 읽어주며 말에 대해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학생들에게 말의 영향력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전달한 것 같아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작가의 생각과 내 생각의 교집합을 발견할 때마다 위로받고, 눈 앞에 없는 작가이지만 꼭 친구가 나보고 '괜찮다. 괜찮다.' 라고 이야기 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큰 위로를 주었던 작가가 8월에 신간 <당신을 믿어요> 란 책을 썼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말 그릇> 의 표지가 파스텔 톤이었다면, <당신을 믿어요>는 진한 녹색과 검은'뿌리가 다 드러난 나무색으로 그려진 나무가 있다. 나무는 이 책 본문 중 저자와 상담을 받는 사람이 자신을 표현할 때, '뿌리가 다 드러난 나무'라고 말한다. 한 번도 깊게 뿌리박힌 적이 없어서 편히 쉬지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책을 읽기 전에는 그냥 귀여운 나무 한 그루 였는데,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나도 이렇게 무성한 잎을 가진, 뿌리를 깊게 박고 있는 이 나무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딱히 책을 읽으면서, 영화를 보면서 많이 우는 타입은 아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눈물을 흘린 이유는 복합적인 것 같다. 작가가 어린 시절 상처를 가진 부모를 만나 힘들어 했던 시절을 치유해서, 내 어린 시절 상처를 상기시켜서, 아직도 작가가 가끔은 상처에서 자유롭지 못해서, 내 상처로부터 내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다시 인지해서, 어떻게 해야 내 상처가 모두 치유될 지 모르겠어서, 시간이 지나도 절대 잊혀지지 않을 기억이라서..

평소에는 일에 치이고, 무수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내 뇌가 내 마음과 심리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딱히 없었다. 아니 생각해보려는 시도를 안 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에게 한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사람들에게 무심코 했던 알 수없는 의미심장한 말들. 그것들이 내 상처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알았을 때 울적함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지병이 있어 건강 관리를 꾸준히 해주어야 하는 나는 항상 열등감에 빠져 있었다. '왜 나만 이런 병을 가져서 이렇게 아파해야 하는 걸까?' 란 생각과 함께 술에 빠져 지낸 날들도 있었고, 그냥 내 몸을 방치한 적도 많았다. 내 상황과 여건이 나아지면서 조금씩 내 몸을 돌보기 시작하고, 아끼기 시작한 나에게 이 대목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은 삶에 치여 바삐 살아가며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책장을 넘길수록 내 마음 속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상처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자신의 마음 속에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다. 나에게 "나"를 돌볼 수 있게 시간을 준, 내 마음을 헤아리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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