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믿어요 - 상처보다 크고 아픔보다 강한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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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나 작가는 내가 < 말 그릇 > 이라는 책으로 처음 만난 분이다. 책이 손에 쥐기 쉬어 지하철 출퇴근을 하면서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책 속 많은 구절들에 공감을 하며, 내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너무나 잘 정리해두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학생들에게 일주일동안 한 구절씩 읽어주며 말에 대해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학생들에게 말의 영향력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전달한 것 같아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작가의 생각과 내 생각의 교집합을 발견할 때마다 위로받고, 눈 앞에 없는 작가이지만 꼭 친구가 나보고 '괜찮다. 괜찮다.' 라고 이야기 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큰 위로를 주었던 작가가 8월에 신간 <당신을 믿어요> 란 책을 썼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말 그릇> 의 표지가 파스텔 톤이었다면, <당신을 믿어요>는 진한 녹색과 검은'뿌리가 다 드러난 나무색으로 그려진 나무가 있다. 나무는 이 책 본문 중 저자와 상담을 받는 사람이 자신을 표현할 때, '뿌리가 다 드러난 나무'라고 말한다. 한 번도 깊게 뿌리박힌 적이 없어서 편히 쉬지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책을 읽기 전에는 그냥 귀여운 나무 한 그루 였는데,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나도 이렇게 무성한 잎을 가진, 뿌리를 깊게 박고 있는 이 나무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딱히 책을 읽으면서, 영화를 보면서 많이 우는 타입은 아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눈물을 흘린 이유는 복합적인 것 같다. 작가가 어린 시절 상처를 가진 부모를 만나 힘들어 했던 시절을 치유해서, 내 어린 시절 상처를 상기시켜서, 아직도 작가가 가끔은 상처에서 자유롭지 못해서, 내 상처로부터 내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다시 인지해서, 어떻게 해야 내 상처가 모두 치유될 지 모르겠어서, 시간이 지나도 절대 잊혀지지 않을 기억이라서..

평소에는 일에 치이고, 무수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내 뇌가 내 마음과 심리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딱히 없었다. 아니 생각해보려는 시도를 안 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에게 한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사람들에게 무심코 했던 알 수없는 의미심장한 말들. 그것들이 내 상처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알았을 때 울적함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지병이 있어 건강 관리를 꾸준히 해주어야 하는 나는 항상 열등감에 빠져 있었다. '왜 나만 이런 병을 가져서 이렇게 아파해야 하는 걸까?' 란 생각과 함께 술에 빠져 지낸 날들도 있었고, 그냥 내 몸을 방치한 적도 많았다. 내 상황과 여건이 나아지면서 조금씩 내 몸을 돌보기 시작하고, 아끼기 시작한 나에게 이 대목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은 삶에 치여 바삐 살아가며 자신의 마음을 돌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책장을 넘길수록 내 마음 속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상처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자신의 마음 속에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다. 나에게 "나"를 돌볼 수 있게 시간을 준, 내 마음을 헤아리게 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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