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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SALTY SALTY SALTY(솔티 솔티 솔티)
하얀어둠 / 스칼렛 / 2017년 7월
평점 :
솔티 솔티 솔티(하얀어둠, ★★★★)
키워드 : 현대물, 짠돌이, 억척남, 짜증남, 츤데레, 다정녀, 동거
남동생이 자살했다. 학교에서 따돌림으로 인해 열여섯 남동생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몸을 던졌다. 그런대로 살아지는 줄 알았으나 지안의 나이 스물하나에 심근경색으로 아버지가 죽고, 스물둘에는 교통사고로 어머니마저 돌아가셨다. 스물셋의 지안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 중이었다. 혼자가 된 후에는 잠들 수 없는 밤이 너무 많아 몸이라도 힘들게 할 생각에 시작한 아르바이트였다. 그곳에서 동생을 죽게 한 원인 제공자를 만나고, 그를 칼로 찌르며 지안의 삶이 완전히 바뀌어버린다. 따듯하고 평화로운 세계가, 춥고 어두운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세계로. 칼로 남자를 찌른 죄로 6년형을 선고받는다. 6년 후 세상 밖으로 나온 지안. 스물아홉의 그녀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스물아홉, 세상에 홀로 남은 지안. 그녀의 주변에는 사람도 돈도 아무것도 없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앞이 컴컴한 그녀에게 어떤 남자가 손을 내민다. 그 남자의 이름은 종열. 툭하면 소리 지르고 욕하고 미간을 찌푸리는 남자. 뭐라 할 사이도 없이 그 남자의 집에 얹혀살며 그가 운영하는 중국집에서 일하게 된 지안이다.
아무리 츤데레라 해도 이렇게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줄이야. 뚫린 입은 말을 하라고 있는 것인데, 입으로 '못난 기지배'와 '멍청하다'를 달고 사는 남자에게 어떤 애정을 느껴야 할까. 그나마 행동으로 챙겨주는 모습이 보인다 해도 너무한다. 갑자기 핸드크림을 휙~, 전기장판을 툭~ 던져주면 그만인 걸까? 아무리 읽어도 종열표 애정표현에는 익숙해지질 않았다.
그럼에도 깔 수 없는 글이다. 깊은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일어나는 심리의 변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절망적인 지안에게 그래도 '살아야겠다'라고 삶의 희망을 던져준 남자. 방식이 매우 거칠고 투박하다 해도 종열이 아니라면 지안이 일어나 앞으로 나갈 힘을 얻지 못했으리라(라고 해도 이런 남자는 나는 반댈세)
작가 필명부터 형용모순이다. '하얀' 어둠이 존재하긴 할까. 종열처럼 말로 욕하고 행동으로 챙겨주는 남자, 나는 정말 싫다. 사는 동안 그 말이 칼날이 되어 얼마나 사람을 아프게 할 것인가. 지안의 낮은 자존감 역시 마음에 들지 않기는 마찬가지. 그런데 지안의 태도는 우리가 범죄자를 보는 인식으로 결정된 것 같아 씁쓸했다. '그렇게 움츠려 들지 않아도 될 텐데'라는 생각과 '내가 감옥에 다녀온 사람을 저렇게 생각하고 있구나'하는 깨달음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