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문제 1
최수현 지음 / 가하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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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전문직, 당당녀, 제멋대로남, 밀고 당기기, 능글남

대한민국 최고의 클럽 '클럽 더 베이'의 사장 김경원. 클럽 외에도 편의점 등의 다른 사업체를 운영하는 돈 많은 남자. 돈으로 산 여자에게도 다정하고 점잖게 대하지만 마음만은 절대 주지 않는, 세상에서 오직 '재미'만을 추구하는 이 남자의 눈에 이제나가 걸려들었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 수사대 이제나 경위. 유부남을 만나 자신을 낳은 미혼모 어머니 손에 컸다. 세상에서 구질구질한 감정을 가장 싫어하는 그녀는 '엘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크게 흥분하거나 화내는 일이 없는 차가운 성격. 경찰로 일하는 현재에 만족하는 제나 앞에 '돈 많은 미친놈' 김경원이 나타나면서 그녀의 일상이 꼬이기 시작한다.

생물학적 아버지의 부인이 떠밀다시피 해서 나가 맞선자리. 호적정리를 해준다는 말에 2시간만 앉아 있다 오려 했건만, 연예인 오세림을 포함해 3명의 여자가 이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1대4 맞선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상황을 마치고 이제 볼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경원이 관심 있다며 찾아오기 시작한다. 확실한 거절에도 찾아오더니, 집 앞으로 오지 말라고 하니 마약사범을 신고해 경찰청을 들락날락한다. 제나의 추천으로 모범시민 상을 받게 된 경원은 원하는 걸 들어주겠다는 경찰청장의 말에 제나와 맞선을 보고 싶다고 말한다. 제나와 경원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까.

사채업 하는 아버지를 벗어나 자수성가한 김경원. 오직 '재미'만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세상 다 산 것처럼 엉망진창으로 살았다. 그런 경원의 눈에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는 제나가 들어왔다. 그녀와의 어긋난 첫 만남을 바로잡기 위해, 그녀의 마음에 들기 위해 자발적 모범시민이 된 경원. '내조의 여왕' 아니 '외조의 황제'로 거듭난 경원의 노력이 헛되지만은 않았던지 차갑게 거절만 하던 제나도 생각을 바꾸게 된다.

김경원이라는 남자의 느물거림을 수치화할 수 있다면 만렙을 찍고도 남을 인간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뒷목 잡게 만드는 그이지만, 유일하게 제나만은 그가 어떤 일을 벌이든 차분하다. 가끔 마인드컨트롤이 되지 않을 때는 '그는 시민이다'를 되새길 뿐. 경원의 친구인 강재 부부가 시시때때로 출몰해 해결사 노릇을 하고, 억울하게 당하는 은우(강재 부인인 은서의 동생)와 김비서(경원의 비서)가 재미를 담당한다. 먹을 것과 음담패설이 취미인 동료 현미부터 아버지와 같은 박 팀장, 든든한 파트너인 형식이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제나가 마약 수사대에 있다 보니 경찰서에서 일어나는 일이 스펙터클을 담당하고 결국 둘 사이의 갈등을 야기하기도 한다. 최수현 작가의 <그 여름 나는>을 읽고 같은 작가의 신간이라 구입했는데, 전혀 다른 분위기의 글이었다. 제나에게 어떻게든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경원과 그런 경원을 쉽게 받아주지 않는 쉽지 않은 제나. 남주를 제대로 조련하는 여주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다. <그 여름 나는>이 풋풋하고 아련한 첫사랑의 느낌이라면, <취향의 문제>는 이제야 찾은 마지막 사랑이라 할 수 있겠다.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남주의 초반 설정이 불편하다면 패스, 유쾌한 남주조련기를 보고 싶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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