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의 내면은 자기 안에 자기, 그 안에 또 자기가 들어 있는 러시아 인형이 아니다. 우리의 내면은 언제 틈입해 들어왔는지 모를 타자의 욕망들로 어지럽다. 그래서 늘 흥미롭다. 인간이라는 이 작은 지옥은. - 75p.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는 김영하의 산문이다. <보다>는 '아직도' 젊은 작가에 속하는 그가 낸 산문집 시리즈의 첫 책이다. 그는 2012년 외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자신이 본 것에 대해 글로 남겼다. '작가의 말'에 "제대로 메시지를 송출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사는 사회 안으로 탐침을 깊숙이 찔러 넣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을만큼 적극적인 자세로 우리 사회에 대해 다른 시선과 생각으로 보며 남긴 글이다.

 

누구보다 글을 잘 쓰는 작가의 산문에 더 이상의 첨언은 필요 없으리라 본다. 그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가끔 너무 나간 건 아닌가 하며 가웃 거리기도 했다. 작가의 시선에 무조건 동의하기보다는 '이건 아닌데, 이건 다르네' 하며 읽은 것이 이 책을 즐기는 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의 파국을 상상해보는 것은 지금의 삶을 더 각별하게 만든다. 그게 바로 카르페 디엠이다.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은 그렇게 결합돼 있다. - 90~91p.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겪은 일을 '진심'을 담아 전하기만 하면 상대에게 전달되리라는 믿음 속에서 살아간다. 호메로스는 이미 이천팔백여 년 전에 그런 믿음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알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진심은 진심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진심 역시 '잘 설계된 우회로'를 통해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그게 이 세상에 아직도 이야기가, 그리고 작가가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 115~1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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