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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다 그런 거예요. 경계 하나 넘는 게 얼마나 힘든 건데." - 67p
경계 하나를 넘는 게 너무나 힘이 든 9년 차 라디오 작가 공진솔. 진솔은 그다지 활발하거나 사교적인 성격이 아닌 탓에 누군가를 가까이 하는 일이 낯설기만 하다. 게다가 낯가림도 심한 여자다. 그런 진솔에게 변화는 라디오 피디의 교체로 찾아왔다. 자신을 '일기장 같은 사람'이라 부르며 살며시 다가온 그 남자. 어느덧 따뜻해진 봄볕이 꽃망울을 건드려 꽃을 피우듯 그렇게 다가왔다.
사람 곤란하게 만들어놓고 재미있어 하는 저 남자. 여러 모로 마음까지 혼란스럽게 하는... - 107p
넥타이 매는 게 싫어서 광고 회사를 그만두고 라디오 피디가 된 이건. 새로 맡게 된 프로그램으로 만난 라디오 작가는 자신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함께 하면 즐거운 사람이다. 그래서 사랑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런 그녀를 멀리서 바라볼 수 만은 없다. 어느새 하루의 마침표를 찍는 일기장이 된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다.
2004년 첫 출간이후로 세 번째로 옷을 갈아입은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누군가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읽고 싶다고 하면 제일 먼저 추천하는 책이다. 올해로 꼬박 10년을 꽉 채운 조금은 지나간 사랑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감성은 여전히 처음 그 모습 그대로여서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2013년 개정판에는 단편 <비오는 날은 입구가 열린다>와 작가의 후기가 더해졌다. 책을 읽은 독자라면 인사동 어딘가에 있음직한 그 곳에 대한 이야기인 <비오는 날은 입구가 열린다>는 누군가와 누군가 사이를 이어주는 이야기다.
마음을 간지럽히는 봄에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가 그립다면 <사서함 100호의 우편물>을 추천한다. 나도 모르게 진솔과 건피디가 되어 서울을 거닐고 있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