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투어의 발자취를 따라서, <일생에 한번은 이탈리아를 만나라>

일생에 한번은 이탈리아를 만나라 - 역사와 예술이 숨 쉬는 이탈리아 기행 ㅣ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최도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12월

사는 동안 가보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가까운 국내부터 마음에 닿았던 책이나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국외까지 수없이 많아 꼽을 수 없을 정도다. 21세기 북스에서 나오는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는 이런 소망을 한가득 담아 일종의 대리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 책이다. 그 중 최도성 작가가 쓴 스페인과 동유럽, 그리고 이번 이탈리아 편은 가보고 싶지만 쉽게 가볼 수 없는 그 곳에 대한 동경을 더욱 부채질하는 책이다.

사실 최도성 작가가 쓴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는 일반 여행에세이와 다르다. 한 두 번 다녀온 지역에 대한 소회나 감상이 아닌 유럽을 수십차례 다녀온 경험과 자신의 인문학적 지식을 고스란히 담은 (여행에세이를 빙자한) 일종의 인문에세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책을 덮은 뒤에 아쉬움이 더욱 크게 남는다. 더 많이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책 속에 나온 다른 책을 찾아 읽거나 영화를 보며 미처 채우지 못한 부분을 채우라고 부추기는 책이다.

<일생에 한번은 이탈리아를 만나라>는 베네치아를 시작으로 비첸차, 볼로냐, 피렌체, 아레초, 피사, 로마 등의 도시를 다루고 있다. 그 중 르네상스를 꽃피운 피렌체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이탈리아 하면 로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가는 과거 '그랜드 투어(역사문화 기행)'의 대상지였던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 지역을 중심으로 책을 구성했고 그 중 피렌체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그랜드 투어'는 17세기에서 시작해 19세기까지 영국에서 성행했던 일종의 역사문화 기행으로 그 시작점이 바로 피렌체였다고 한다. 즉 과거에도 피렌체의 르네상스 문화와 로마의 고대 문화는 교양을 쌓고자 하는 이들이 거쳐야 할 필수코스였던 셈이다. 이런 시점에서 작가는 르네상스를 꽃피웠던 예술, 문학, 과학 등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를 통해 당시 그들이 거닐었던 풍경 속으로 들어가고자 노력했다.

직접 가보지 못한 곳을 글로만 읽는다고 해서 직접 가본 사람의 경험에 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고, 자신만의 시각을 가지기 위해서는 책을 통해 좋은 선생을 만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좋은 선생을 만나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