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말레이시아
조경화 글, 마커스 페들 글 사진 / 꿈의열쇠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생각하는 여행기 혹은 여행에세이에서 필요한 요소는 글과 사진, 2가지다. 글이 좋다면 읽는 재미가 있기에 사진은 필요없다. 빌 브라이슨이 쓴 책의 대부분이 사진이 없다. 그는 유럽과 영국, 미국을 종횡무진 다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여행작가'로 불리지만, 책에 사진이 실린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래도 그와 코드가 맞는다면 그의 여행기는 너무나 유쾌해 사진이 들어올 틈이 없다. 글맛이 좀 떨어진다면 사진이 이를 보완해준다. 여행기 혹은 여행에세이를 쓰는 대부분의 작가가 기자나 사진작가를 거쳤기에 사진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말레이시아 여행기라고 해서 선택한 <굿모닝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하면 '말레이 반도에 위치한 싱가포르와 가까운 나라, 휴양지' 라는 것만 떠올랐다. 그런데 저자가 한국인과 캐나다인으로 국제 결혼을 한 부부라고 일말의 기대를 가졌다. 좀 다른 시선의 여행기인가하는 기대는 책을 펼친 순간 그대로 무너졌다.

 

더위를 싫어하는 부부가 한국보다 더 더운 말레이시아로 여행을 떠난다. 그 곳에서 2주동안 여러 호텔과 관광지를 전전하고 음식을 먹는 이야기다. 뭔가 있어보이는 소제목과 곳곳에 보이는 발췌문과 달리 '본문 내용은 읽어도 그만 읽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누구나 뻔히 아는 이야기를 뭔가 있어보이는 것처럼 만드는 게 여행기 혹은 여행에세이는 아닐텐데, 대체 이 책을 왜 만들었는지 저자 뿐 아니라 출판사의 의도가 궁금할 따름이다.

 

누군가 구태의연한 소리를 한다면 '도덕교과서에나 나오는 소리를 하고 있네'라는 말을 한다. 뻔히 아는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적어놓은 책을 대할 때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적어도 책으로 내려고 했다면 말레이시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해 책에 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인 중에 말레이시아의 역사나 그들이 겪은 여러 부침을 아는 이가 적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의 말레이시아의 모습을 아는 이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책의 형태로 말레이시아 여행기를 만들고 싶었다면 조금 더 깊은 내용이나 상세한 정보가 책에 담겨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진이 이렇게 많이 실렸는데 본문 내용과 연관된 사진을 배치하는 치밀함이 부족해 보인다.

 

가벼운 마음으로 말레이시아 여행할 때 어떤 곳을 가면 좋겠다 하는 정보 습득은 가능하지만, 이런 정보라면 잡지 한페이지나 신문 한 귀퉁이에서도 얻을 수 있는 정보다. 책을 덮고 '말레이시아'로 검색을 해보았다. 여행기보다는 관광 안내를 주로 하는 책이 대다수였다. 그런 면에서 저자도 정보가 부족했을 지 모르지만 이왕이면 제대로 색다른 말레이시아 여행기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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