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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100배 즐기기 - 2010~2011년 최신판 ㅣ 100배 즐기기
이주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구하고 결혼을 했다. 항상 뭍사람으로 살아오던 내가 '바다'와 조금 가까워진 계기는 결혼이다. 바닷가에서 태어나 바다가 있는 곳에서 스무 해를 넘게 보낸 남자를 만나 뭍에서 생활을 꾸리고 있다. 그래도 일 년에 적어도 두 번은 바다를 만난다. '며느리'라는 이름이 바다를 바라보고 업으로 삼고 있는 시부모가 있는 그 곳으로 나를 안내한다.
나처럼 바다를 자주 접하지 못한 사람이 '여행'하면 떠오르는 게 비행기다. 비행기가 빠르기도 하거니와 배는 멀미와 동일선상에 있는 느낌에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크루즈 여행'이라는 게 유럽에서 시작했기에 '그들 만의 문화'라는 인식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나와 같은)사람을 위해 작가는 친절하고 자세하게 '크루즈 여행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한다. 작가가 직접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보고 느낀 점을 상세히 기록한 <크루즈 100배 즐기기>는 친절한 가이드북이자 작가의 완고한 고집이 느껴지는 책이다. 그 누가 이렇게 꼼꼼히 기록할 수 있었을까? 크루즈 여행, 나도 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 고 말한 작가의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책 곳곳에서 당신도 어서 크루즈 여행을 떠나라고 떠미는 손이 느껴질 정도다.
책의 구성은 크루즈에 대한 일반 상식과 오해를 풀어 쓴 '두근두근, 크루즈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세계 대표 크루즈 선사와 기항지, 크루즈 여행의 유형을 안내한 '갈팡질팡, 크루즈 여행을 결정짓는 것들'로 넘어간다. Part 3는 크루즈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과 요금, 온라인 체크인 방법, 크루즈 구조, 크루즈 용어를 상세히 소개한 '차근차근, 크루즈 여행준비'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Part 4와 Part 5라 할 수 있다. 앞에서 말한 세계 대표 크루즈 선사를 하나씩 양파 껍질 벗기듯 자세히 기술했다. 각 크루즈에 대한 간단한 총평과 더불어 이런 사람에게 어울리는 크루즈라는 추천의 말에서 작가의 애정이 느껴진다. 세계의 크루즈 기항지를 소개한 Part 5는 크루즈 여행 못지 않게 중요한 세계의 기항지의 포인트를 소개해 크루즈 여행의 모든 것을 즐기길 바라는 작가의 당부처럼 느껴진다.
크루즈 여행은 먼나라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한중일 크루즈나 동남아시아 크루즈가 있다는 사실은 읽던 중 반가운 소식이었다. 아직 대륙을 넘어 크루즈 여행을 시도해 볼 용기가 없는 이들에게 한중일 크루즈나 동남아시아 크루즈는 용기를 주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크루즈 여행을 '가진 사람들이 즐기는 호화로운 여행'에서 '일생에 한번은 크루즈 여행을 꿈꿔보는 것도 괜찮겠군'으로 생각을 바꾸기에 이 책은 충분조건으로 보인다. 작가는 크루즈 여행, 나도 감동했으니 당신도 감동할 수 있다 라며 마음을 흔든다. 감동할 준비는 마쳤는데, 항상 문제는 뭐니뭐니해도 '머니(money)'다.